초유의 법관 탄핵안 161명 참여로 발의…4일 가결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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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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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열린민주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류호정 정의당 의원,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강민정 열린민주당,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임성근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2.1/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열린민주당 등 범진보정당 의원들이 1일 ‘사법농단’ 관련 임성근 부산고법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다.

발의자 명단에 탄핵안 가결 의결정족수(151명)를 넘어선 총 161명의 여야 의원들이 이름을 올림에 따라 헌정 사상 첫 법관 탄핵 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오는 4일 본회의 표결을 예정하고 있다.

이탄희 민주당·류호정 정의당·강민정 열린민주당·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국회의원 161명은 정당과 정파의 구별을 넘어 헌법이 ‘국회’에 부여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사법농단 헌법위반 판사 임성근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함께 한 4개 정당의 소속 국회의원들은 재판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헌법위반 판사’를 걸러내고, 반헌법행위자가 다시는 공직사회에 발을 붙일 수 없도록,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는 데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 사유에 대해 ‘사법농단 브로커’의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Δ‘세월호 7시간’ 가토 다쓰야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사건(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Δ 2015년 쌍용차 집회 관련 민변 변호사들에 대한 체포치상 사건Δ유명 프로야구 선수에 대한 도박죄 약식명령 공판절차회부 사건 등에서 임 부장판사가 판결 내용을 사전에 유출하거나 유출된 판결 내용을 수정해 선고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피소추자 임성근의 재판개입행위에 대해, 2018년 11월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중대한 헌법위반행위’라고 선언했으며, 법원은 1심 판결을 통해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위헌적 행위’라고 6차례나 명시했다”며 “그럼에도 피소추자 임성근은 현재까지 어떠한 징계도 처벌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이어 “작년 말 갑작스럽게 재임용불희망을 한 그는 이달 말일, 명예롭게 퇴직한다. 법원도 공인한 반헌법행위자 임성근은 전관변호사로 활약하고 다시 공직에도 취임할 수 있다”며 “지금의 이 기회를 놓친다면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 잡을 기회를 영원히 잃게 될지 모른다. 사법농단의 역사적 과오를 바로잡지 않는다면, 미래의 사법농단에 용기를 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들은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임 부장판사가 이달 말 임기 만료로 퇴임하는 만큼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각하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이번 탄핵소추의 실익을 묻는 질문이 있다”며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절차를 앞서서 계산하는 접근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국회의 헌법상 의무를,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소의 헌법상 의무를 마지막까지 다하면 된다”며 “반헌법행위자에 대한 탄핵소추의 실익은, 대한민국의 ‘헌정질서’가 이렇게 설계된 대로 제대로 작동한다는 것을 국민과 함께 확인하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번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았으나 이낙연 대표와 김태년 원내대표 등 주요 지도부가 탄핵소추안 공동발의자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되는 모습이다.

공동발의 명단 중 민주당 의원은 150명으로, 민주당 전체 의원 가운데 24명이 불참했다. 박범계·전해철·이인영·한정애 등 현직 장관이나 황희 등 장관 후보자들은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 외에도 김영주·김영진·김한정·맹성규·민홍철·박정·유동수·윤건영·윤미향·이규민·이상민·이원욱·이원택·정성호·정일영·조승래·조응천·조정식 의원 등이 탄핵안에 서명하지 않았다.

탄핵소추안은 2일 본회의에 보고된 후 24시간~72시간 이내에 무기명 투표를 거친다. 2월 임시국회 대정부질문 첫날인 4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 법관 탄핵소추안의 경우 공동 발의자 인원만으로 본회의 의결정족수를 넘기면서 사실상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 법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 헌정 사상 첫 사례가 된다.

법관 탄핵소추안 발의는 헌정 사상 이번이 세 번째로, 대법관이 아닌 일선 법관에 대한 탄핵 발의는 처음이다. 앞서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두 차례 발의된 바 있으나 부결되거나 자동폐기됐다.

탄핵안 가결 이후 헌법재판소는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의 동의로 탄핵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탄희 의원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의안과에 탄핵소추안 접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 소속 젊은 의원님들도 몇 분 뵀는데 탄핵 소추의 정당성에 대해선 어느 한 분도 반대하는 분이 없으셨다”며 “국회의 책무를 이행하는 차원의 탄핵 소추인 만큼 국회 구성원이 동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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