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밀린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누구에게 유리할까

뉴스1 입력 2021-01-17 08:11수정 2021-01-17 08:12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면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며 ‘조건부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21.1.7 © News1
말 많고 탈 많던 보수야권 후보 단일화 문제가 3월 이후에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모두 실리를 챙겼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17일 정치 전문가들은 양당이 당장 후보 단일화 문제를 매듭짓는 것이 선거국면에서 절대 유리하지 않다는 데 생각을 같이한다.

그 근거는 ‘극적효과’와 ‘명분’ 두 가지로 요약된다. 국민의힘 중진들의 주장처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합당을 결정해 ‘원샷’ 경선을 치른다면 여론의 관심이 빠르게 식을 가능성이 크다.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 또는 합당한다는 결정 자체가 주목을 끌 수 있지만 이후 국민의힘 플랫폼에서의 경선 진행에 있어 후보자 간 상호 견제하는 것 외에는 여론의 주목을 끌 만한 이슈가 도드라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주요기사
입당 또는 합당의 명분도 적다는 지적이다. 안 대표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 중 부동의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무당층 등 지지정당에 관계없는 고른 지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4·15 총선 이후 안 대표의 언행이 정부·여당에 각을 세우면서 국민의힘과 큰 차별점을 찾기 어렵다 하더라도 당과 당이 합당하는 것은 각 당의 정강정책이 일치해야 가능한 또다른 문제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 대표가 합당(입당)을 결정했다면 단순히 선거를 이기기 위한 보수야권의 야합이란 비판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논리다.

단일화가 뒤로 밀릴수록 최대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양당이 충분히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는 약 20년 전 16대 대선을 앞두고 ‘노무현-정문준’ 단일화가 가장 적합한 예시로 꼽힌다.

당시 여론조사에 따르면 대선 후보 적합도에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가 1위를, 국민통합21의 정 후보가 2위, 민주당의 노 후보가 3위를 달렸다.

선거날이 가까워져 올수록 지지율이 빠지는 정 후보와 좀처럼 반등시키지 못하는 노 후보는 단일화에 합의했고, 결과는 노 후보의 승리. 정 후보가 이를 깨끗하게 승복하면서 국민에게 충분한 감동도 전달했다.

이는 선거 하루 전, 투표 시작 약 여덟시간 전에 정 후보가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면서 단일화 무산으로 귀결됐다. 정 후보가 지지를 철회한다는 발표가 있자마자 노 후보 측은 패배 가능성을 크게 볼 만큼 위기의식에 강하게 휩싸였다.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당시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정 후보의 지지 철회가 오히려 노 후보의 당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선거날 투표율이 저조하다는 보도가 이어지자 오후로 접어들며 노 후보 지지자들이 대거 투표장으로 향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단일화 이슈를 최대한 끌수록 보수야권에 불리할 것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선거 전날인 4월6일에 이뤄져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는 상황이다.

그 기한까지 국민의힘과 안 대표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은 기본 바탕이다. 일단 안 대표를 향한 비판에 열을 올렸던 국민의힘 후보들도 이를 자제하고 당내 경선 승리 방정식을 찾는데 몰두하는 모습이다. 안 대표도 자체 선거준비위를 가동하면서 본격적인 선거 채비에 나섰다.

관심은 안 대표의 지지율 유지 여부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한창 단일화 논쟁이 불붙었을 때 ‘안 대표는 늘 선거 초반 지지율이 높으나 선거날이 다가올수록 빠지지 않았냐’며 공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안 대표가 중도실용의 길을 가다 보니 뒷심이 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신년 여론조사를 보면 기성 양당 후보들을 모두 압도하고 있기에 큰 변화를 느낀다”며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가 된다면 역대 최강의 에너지를 가진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안 대표의 지지율은 과거와 달리 상당히 견고해 한두달 지나도 쉽게 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상수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국민의힘도 경선 흥행을 위한 군불떼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시민여론조사 100%로 후보를 결정하기 위해 미국 대선 TV토론회에서 사용하는 후보간 1:1 스탠딩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질문 1분, 답변 3분 등 토론회의 전형적인 형식도 없애기로 했다.

최 교수는 “김종인 위원장이 ‘3자 구도에서도 승리를 자신한다’고 하지만 머릿속에는 단일화를 충분히 고려하고 있다는 데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다”며 “단일화 없이는 승리가 어려운 만큼 김 위원장이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치력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의 단일화 협상이 샅바싸움으로 치닫게 돼 무산될 경우 여권에 승기를 넘겨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이 당장 지지율에서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안 대표에게 야권 후보 자리를 섣불리 양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역시 당내 유일한 차기 대선주자였던 안 대표가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도전하는 만큼 모든 승부를 다 걸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1)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