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식 정책 쏟아낸 ‘빵장관’ 김현미 결국 물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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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4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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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뉴시스
현 정부 최장수 장관 타이틀을 갖고 있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장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집값 잡기 실패, 전세난 등 현안을 해결하지 못했고, 최근 아파트를 ‘빵’에 비유해 구설에 오르면서 3040세대 등 핵심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4일 김 장관을 교체하는 등 4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단행했다. 김 장관 후임에는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내정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장관을 경질한 것이냐는 질문에 “원년 멤버이고, 맡은 바 소임을 다했다”면서 “새로운 정책 변화에 대한 수요도 있기 때문에 변화된 환경에 맞춰 더 현장감 있는 정책을 펴나가기 위한 변화”라며 경질이 아니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단행된 개각이라 인적 쇄신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6월 장관직에 오른 김 장관은 3년 6개월 동안 국토부를 이끌어왔다. 다만, 땜질식 부동산 정책으로 집값 잡기 등에 사실상 실패하면서 ‘부동산 민심이반’이 커졌고, 김 장관은 결국 ‘최장수 장관’ 타이틀을 내려놓게 됐다.

김 장관은 최근 부동산 정책 관련 실언으로 뭇매를 맞았다. 김 장관은 지난달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5억 원 이하 주택 구입 시 대출해주는 디딤돌 대출 기준과 관련해 “저희 집 정도는 디딤돌 대출로 살 수 있다”고 말해 지역 주민들의 반발을 초래했다. 김 장관의 경기 고양시 일산 자택은 6억 원대 중반 수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아파트를 ‘빵’에 비유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김 장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아파트가 빵이라면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고 말해 ‘빵장관’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일각에서는 ‘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된다’고 했던 프랑스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앙투아네트의 발언에 비유해 김 장관을 ‘빵투아네트’라고 부르기도 했다.

특히 “집값은 크게 오르지 않았다”거나 “서울 주택공급은 부족하지 않다” 등 민심을 외면한 발언으로, 핵심지지층인 3040세대의 마음을 잃었다.

김 장관은 지난 8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로 내 집 마련에 나선 30대에 대해 “안타깝다”고 말해 눈총을 받았다. 또한 지역구 주민들이 지역 정책에 대해 항의하자 “동네 물이 많이 나빠졌네”라고 실언해 분노를 샀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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