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놓고 국민의힘 TK-PK 적전분열…내부선 “총체적 전략 부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8일 17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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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해신공항 건설을 백지화하기로 결정하자 국민의힘에선 부산과 대구·경북 세력이 대립하는 등 적전분열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야당의 총체적 전략 부재”라는 지적도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권영진 대구시장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부의 이번 발표는 내년 (부산시장 보궐) 선거 표심을 위한 것”이라며 “(영남권 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은) 자다가 소도 웃을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권력형 성범죄 때문에 생긴 부산시장 선거를 겨냥해 대구·경북과 부산·경남을 갈라치기하고 이간질하는 (정부·여당의) 정치적 술수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부산시장 선거를 준비하는 같은 당 박형준 동아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가덕도 신공항’은 남부권 전체의 발전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쓰며 김해신공항 백지화를 찬성했다.

국민의힘 내부 분열 양상이 잇따라 표출 되자 당 지도부는 신공항 건설의 찬반 보다는 정책 결정의 번복과 현 정부의 의사 결정 과정의 문제를 비판하는데만 집중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국무총리 때는 가만히 있던 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갑자기 표변했다”면서 “보궐선거를 모면한 뒤 적당히 다음 정부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속셈이 뻔하다”고 주장했다.

당내 분란이 계속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정책을 선거전략으로 던지는 민주당의 카드에 야당이 번번이 당기만 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 영남권 초선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사망한 뒤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가 꺼낸 행정수도 이전안으로 야당 내 충청권과 수도권 당원들이 분열했고, 이번엔 영남권이 분열하는 양상”이라며 “야당이 전반적인 국토균형 발전안을 선제적으로 띄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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