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추천위 후보군 압축 실패…“10명에서 한명도 못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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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1월 13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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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13 © News1
조재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0.11.13 © News1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처장 선출을 위한 후보추천위원회가 13일 최종 후보를 2인으로 추리기 위한 절차에 돌입했지만, 이날 후보 압축에 실패했다. 심사 대상에 오른 10명의 후보 가운데 단 한명도 제외하지 못해, 3차 회의에서도 10명 후보에 대한 심사를 이어간다.

추천위원간 신중론과 신속론이 맞서면서 합의 도출에 이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천위는 오는 18일 오후 2시 다시 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끝장토론’까지 언급했지만 회의를 다시 잡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국회에서 진행 중인 추천위 2차 회의에는 추천위원장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변협) 회장, 여당 몫 추천위원인 박경준 변호사·김종철 교수, 야당 몫 추천위원인 이헌·임정혁 변호사가 참석했다.

오전 10시 시작한 회의는 점심시간 정회 후 오후 6시40분까지 진행됐지만 후보군을 압축하는 결론까지 도달하지는 못했다.

추천위원회 실무지원단은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회의에서 추천위원들은 먼저 각자가 추천한 심사대상자에 대한 추천사유 및 공수처장으로서 갖는 장점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으로 시작, 공수처장으로서 꼭 필요한 자질 및 부적당한 자질에 대해 논의했다”며 “위원들은 각자의 시각이 아닌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사람이 공수처장으로 추천되어야 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또한 “오전에 이어 속개된 오후 회의에서는 보다 열띤 논의가 이뤄졌고, 각자가 추천한 심사대상자 뿐 아니라 다른 위원들이 추천한 심사대상자 중에서 적절한 사람을 제시하는 시간을 가졌다”면서 “그러나 후보자 추천을 위해 추가로 확인할 사항이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며 18일 오후 2시 후보자 추천을 위한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추천위는 후보자 추가 추천은 받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 측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는 “오늘 회의에선 신중하게 하자는 입장과 신속하게 하자는 입장이 나눠져서 시간이 좀 걸렸다”며 “10명 후보 가운데 제외된 사람은 아직 없고, 10명 그대로 심사하는 것으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추천위원들 사이 이견에 대해선 “신속론과 신중론 사이에 접점을 못찾았다”며 “다음 회의에서 추가로 확인해볼 부분들이 정리가 되면 (후보군 정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중립성이나 직무상 독립, 수사경험이나 능력을 보자는 분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수처 추천위가 바로 대통령에게 2명의 후보를 추천하는 것이라 기존 대법관후보추천위 등과는 위상이 다르다”면서 “그러다보니 관점도 달랐고 병역·재산·가족관계·부동산 등에서 오늘 제출된 자료 중 상당수가 부족해 이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했다”고 했다.

오는 18일 3차 회의에 후보자들을 직접 부를 가능성에 대해선 “비공개로 부르자고 제안은 했는데 따르지 않는 분들이 있다”며 “저희가 아니라 저쪽에서 비토권을 놓은 것”이라고 민주당 측 추천위원들이 반대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그러면서 “저희 나름대로 후보자 직접 면담은 아니더라도 서면으로라도 (추가 설명자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추천위원들이 후보자들에 궁금한 것들을 더 알아보자고 했다”며 “이견이 된 것은 없었다”고 전했다.

후보 10명 가운데 압축이 단한명도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선 “후보군이 좁혀지지 않았다”며 “모든 후보들에 대해 질문이 있었고 그 자리에서 답변을 못하는 것들은 본인에게 확인해볼 시간을 갖자고 했다”고 했다. 이어 “회의에서 이견이 크게 있었다기 보다는, 어떠한 관점에서 인물을 제시했고 그런 의견들을 상호 피력하고 또 궁금한 사항들을 질문해 (회의가 길어졌다)”면서 “기본적 후보 자질과 도덕성 등을 (중요하게 봤다)”고 했다.

추천위는 이날 회의에서 지난 9일까지 추천된 후보자 11명 중 사퇴 의사를 밝힌 손기호 변호사를 제외한 나머지 10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실무지원단으로부터 전달받은 공수처장 예비후보 10명의 재산·병역 등 자료를 검토하고 경력과 자질 등을 검증했다.

오전 회의에서는 각 추천위원들이 추천한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사유 설명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향후 심사 절차에 대한 논의도 오갔다. 오전 회의에선 원론적인 수준에서 심사 규칙에 합의했다고 한다. 회의 도중 ‘소법전’ 8권이 회의장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추 장관은 오전 회의 정회 후 기자들과 만나 “(오전에는) 추천해주신 분들에 대해서 한 분씩 왜 추천하셨는지 사유를 들었고, 도덕성 검증은 기본이니까 도덕성을 검증했다”며 “추천위원들이 궁금한 것들에 대해 상호 교차 질문 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전 중에는 추천 사유에 대한 직접 설명의 기회를 가진 것이고, 좀 더 깊이있게 (후보에 대해) 보려면 오후 회의에 가능할 것 같다”면서 “오래 지체됐으니 오늘 중으로 결론이 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공수처장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려면 7명의 추천위원 중 6명이 찬성해야 한다. 추천위가 2명의 공수처장 후보자를 결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가운데 한 명을 지명해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하게 된다.

민주당은 야당의 고의적인 지연이나 방해가 있을 경우 현재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돼 있는 공수처법 개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이 대표 발의한 공수처법 개정안은 현재 법안심사 소위에 회부돼 있다. 개정안은 국회 교섭단체가 후보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추천할 수 있도록 해 야당의 비토권을 무력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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