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동부구치소 12층 독방에 재수감…측근들 “사실상 종신형” 격앙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2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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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구속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가둘 수는 없을 것이다.”

2일 오후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서울동부구치소에 재수감된 이명박 전 대통령(79)은 법률대리인 강훈 변호사를 통해 이 같은 말을 남겼다. 이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의 혐의로 지난달 29일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올 2월 25일 구속집행정지로 풀려난 이후 251일 만에 다시 수감된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검찰 수사로 2018년 3월 22일 구속돼 356일을 복역했다. 이 기간을 제외하고, 만 95세까지 16년을 더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동부구치소 꼭대기 층인 12층 독방에 수감됐다. 이 독방은 앞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수감됐던 독방과 같은 곳이다. 독방의 크기는 13.07㎡(3.95평)로, 10.13㎡(3.06평) 크기의 거실과 2.94㎡(0.89평) 크기의 화장실로 구성돼 있다. 다른 일반 수용실과 마찬가지로 TV, 침구류, 식탁 겸 책상, 사물함, 싱크대, 청소용품, 거울 등이 비치된다. 구치소 측은 12층 내 구역을 분리해 한 구역을 이 전 대통령이 혼자 쓰게 하고, 전담 교도관도 배치된다.

통상적으로 형이 확정된 기결수(旣決囚)는 구치소에 있다가 수형자 분류 작업을 거쳐 교도소로 이감된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의 전례를 고려할 때 교도소 이감 없이 잔여 형기를 이어갈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교도소 이감 여부를 알 수 없고, 검토 중”이라고만 했다. 2017년 3월 31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2일 현재 1313일(약 3년 7개월)째 수감 중이며, 전직 대통령 가운데 수감 기간이 가장 길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농단’ 사건으로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던 최순실 씨는 지난달 말 청주여자교도소로 이감됐다.

이 전 대통령이 자택에서 검찰청사, 구치소로 이동한 당일인 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사저 앞은 오전부터 몰려든 유튜버들과 취재진으로 붐볐다. 한 진보 성향 유튜버는 ‘이 전 대통령은 대국민 사과하고 감옥가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쳐 보였고, ‘경제 살리고 국격 높인 이명박 대통령’라는 현수막을 내건 보수성향 유튜버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권성동,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해 친이(친이명박)계 좌장인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사저를 찾았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 47분경 검은색 제네시스 차량에 탑승한 채 자택에서 나와 측근들의 배웅을 받으며 서울중앙지검으로 이동했다. 창문을 내려 얼굴을 보이거나 인사하지는 않았다. 강 변호사에 따르면 이날 자택에서 측근들이 “잘 다녀오시라”고 인사하자 이 전 대통령은 “너무 걱정하지 마라. 수형생활 잘 하고 오겠다. 믿음으로 이겨 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오후 2시경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이 전 대통령은 지하주차장에서 신원조회를 받고 형 집행 내용을 고지 받은 뒤 검찰 수사차량을 타고 서울동부구치소로 향했다.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은 “사실상 종신형”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상임고문은 “이제 가면 언제 나올까, 건강이 제일 염려 된다. 문재인 정권이 얼마나 비민주적이고 잔혹한 정권인지 스스로 증명한 셈”이라고 분노했다. 범친이계로 분류됐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죽을 때까지 징역을 살라는 것”이라고 했다.

위은지 기자 wizi@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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