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공개 연설 중 여러번 울먹…北 최고지도자 ‘초유’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0일 2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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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초부터 하루하루, 도전과 장애로 힘겨웠다"
군과 인민들 노고 치하하며 울먹…눈물 훔치기도
"인민들에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고맙습니다"
"인민 생활상 어려움 못 벗어나…정말 면목 없다"
수령 무오류성 탈피, 실패·잘못 인정 특유 리더십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눈물을 훔쳤다. 올해 북한에 닥친 겹겹의 악재와 극복 과정에 대한 소회를 밝히면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0시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참석해 연설을 했다. 주석단(귀빈석)에 오르며 주민들에게 환한 웃음을 보였던 김 위원장은 준비해온 원고를 읽다가 감정이 북받친 듯 몇 번이나 울먹이고 연신 눈물을 닦는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지나온 우리 당 75성상이 다 그러했지만 특별히 올해는 정초부터 하루하루, 한 걸음 한 걸음이 예상치 않았던 엄청난 도전과 장애로 하여 참으로 간고하고 힘겨웠다”고 한 해를 돌이켰다.

이어 “특히 올해 예상치 않게 맞다든 방역전선과 자연재해 복구 전선에서 인민군 장병들이 발휘한 애국적이고 영웅적인 헌신은 누구든 감사의 눈물 없이는 대할 수 없는 것들”이라며 “이 영광의 밤에 그들 모두와 함께 있지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그는 수도당원사단을 언급하면서 “자기들의 피해 복구건설 임무를 완수하고도 사랑하는 집이 있는 평양행을 택하지 않고 스스로 또 다른 피해복구 지역으로 발걸음을 옮긴 애국자들”이라며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연설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은 평양 당원 1만2000명으로 수도당원사단을 조직해 함경도 수해 복구 현장에 급파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인민에 대한 감사를 전하면서도 감격의 눈물을 지었다. 그는 “우리 당이 걸어온 영광 넘친 75년사를 갈피갈피 돌이켜보는 이 시각, 오늘 이 자리에 서면 무슨 말부터 할까 많이 생각도 해봤지만 진정 우리 인민들에게 터놓고 싶은 마음속 고백, 마음속 진정은 고맙습니다 이 한 마디뿐”이라고 했다.

인민에 대한 미안함을 여러차례 절절하게 전하기도 했다. 그는 “하늘 같고 바다 같은 우리 인민의 너무도 크나큰 믿음을 받아 안기만 하면서 언제나 제대로 한 번 보답이 따르지 못해 정말 면목이 없다”면서 “제가 전체 인민의 신임 속에 위대한 수령과 위대한 장군님의 위업을 받들어 이 나라를 이끄는 중책을 지니고 있지만 아직 노력과 정성이 부족해 우리 인민들이 생활상 어려움에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령의 무오류성을 강조했던 선대와 달리 실패와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돌파하는 특유의 리더십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김 위원장은 “그럼에도 우리 인민들은 언제나 나를 믿고 나를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나의 선택과 결심을 그 무엇이든 지지하고 받들어주고 있다”며 “이런 훌륭한 우리 인민을 섬기고 모시고 투쟁하는 것을 무상의 영광으로 간직하겠다. 나는 우리 인민의 하늘같은 믿음을 지키는 일에 설사 몸이 찢기고 부서진다고 해도 그 믿음만은 목숨까지 바쳐서라도 무조건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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