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 창건일 D-1…분위기 띄우지만 삼중고 속 성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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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9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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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당 제8차 대회를 향한 총진군에로 추동하는 선전화들을 새로 창작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당 제8차 대회를 향한 총진군에로 추동하는 선전화들을 새로 창작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올해 최대 정치 행사로 준비해 온 노동당 창건 75주년이 9일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정주년(5·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을 맞아 예년에 비해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하고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수해 등 여파로 내세울 만한 성과는 마땅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정주년을 크게 기념하는 북한은 이번 당 창건일을 지난해 연말 선언한 경제난 ‘정면 돌파전’의 결산일로 정하고 총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올해 초 코로나19와 여름철 수해가 겹치면서 계획 일부를 수정한 상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지난 5년간 추진해온 경제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인정했고, 지난 8일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는 연말까지 내세웠던 경제 계획 목표 달성이 어려워졌다며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평양종합병원 등 건설 사업을 뒤로 미루고 진행된 수해 복구 작업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7~8월 장마철 홍수와 9월 초까지 이어진 태풍의 영향으로 북한은 황해도, 함경도, 강원도 일대에 큰 피해를 입었다. 북한 매체 보도를 종합해 보면, 이 중 김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찾은 황해북도 금천군 강북리 외에는 여전히 복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당 창건 기념일은 정주년인 만큼 김 위원장이 공개 연설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처럼 성과로 내세울 게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김 위원장이 연설에 나선다면 일단 수해 복구가 완료되는 대로 당원들의 노고를 치하하고 8차 대회 준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독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위원장은 이미 지난 5일 정치국회의 통해 제8차 당 대회에 준비에 박차를 가하자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제작된 선전화가 제8차 당 대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노동신문이 전날(8일) 8차 당 대회를 앞두고 제작했다며 공개한 선전화는 ‘자연재해복구 전역에서 승전 포성을 높이 울리자’라는 문구를 담고 있다. 수해 복구 기한을 당 창건일이 아닌 당 대회로 재편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런 가운데 당 창건 기념 열병식은 체제 결속 도모 차원에서 규모 있게 진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통일부는 전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업무현황보고에서 북한이 경제적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및 이동식 발사 차량,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공개해 존재감을 부각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미국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북미관계의 불확실성이 큰 대외 상황과 경제난과 수해 복구, 코로나19 방역으로 어려운 내부 사정을 고려해 축소된 규모로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럴 경우 대외 과시보다는 내부 사기 진작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주민들의 마음을 달래고 기념일을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종합 공연, 조명축전, 전시회 등 여러 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 지역에서 상경하는 인원을 최소화하고 외국 손님도 초청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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