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전 개편안 그대로 승인… 秋 논란속 ‘검찰개혁 동력 살리기’

박효목 기자 , 한상준 기자 , 황형준 기자 입력 2020-09-22 03:00수정 2020-09-22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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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권력기관 개혁 2차회의 주재
“70년 역사 바꾸는 일, 법제화 남아”
정기국회서 ‘첫걸음’ 디딜것 강조… 문제 있어도 先처리 後보완 방침
야당-시민단체 반발 거세질듯
문재인 대통령(뒷줄 왼쪽에서 세 번째)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차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조속히 출범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권력기관 개혁 완수!”

21일 오후 ‘제2차 국가정보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가 열린 청와대 영빈관. 문재인 대통령 바로 뒤의 백드롭에는 더불어민주당의 당색인 파란색 바탕에 굵은 하얀색 글씨로 이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수차례 “남은 과제들의 완결을 위해 더욱 매진해야 한다”,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말고 마무리를 잘해 달라”고 참석자들에게 당부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등 권력기관 개편을 위한 21대 첫 정기국회가 시작됐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병가 의혹 등으로 지지부진하자 문 대통령이 직접 당정청 총력전을 당부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 등을 책임지고 조율할 ‘권력기관 개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단장에 김종민 최고위원을 임명했다.

○ 文, “이제 법제화만 남아” 정기국회 속도전 주문

1시간여 진행된 회의에선 박지원 국정원장과 추미애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등 기관장들이 권력기관 개편 진행 상황에 대해 보고하고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 등 원내 지도부 및 관련 상임위원장들이 입법 전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70년 역사를 바꾸는 큰일”이라며 “그동안 권력기관 스스로 개혁을 위해 노력을 해왔고 이제 법제화만 남았다”고 말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당초 문 대통령이 당정청의 개편안을 최종 보고받는 자리인 만큼 일부 수정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문 대통령은 정기국회 내 ‘첫걸음’을 강조하며 ‘선처리 후보완’ 방침을 밝혔다. 올해 7월 당정청이 발표한 권력기관 개편안을 사실상 최종 확정한 것. 이 안에 따르면 국정원의 명칭은 ‘대외안보정보원’으로 바뀌고 대공수사권은 경찰에 이관된다. 또 최근 입법 예고된 검경 수사권 조정 시행령에 따라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는 부패 범죄에서 △4급 이상 공무원, 뇌물액수 3000만 원 이상 등으로 제한된다. 경찰의 수사 권한은 강화되지만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수사를 맡는 국가수사본부와 시도지사 소속으로 신설되는 시도자치경찰위원회 등으로 경찰 업무가 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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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1년 7개월 만에 2차 회의를 연 것을 두고 추 장관 아들 군 휴가 관련 의혹 등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회의에는 1차 회의 때와 달리 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와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물론이고 윤호중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서영교 행정안전위원장, 전해철 정보위원장 등이 모두 참석했다. 검찰개혁 법안 통과를 위한 여당의 적극적인 대응을 당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김창룡 경찰청장은 1차 회의 때와 마찬가지로 참석 대상이 아니었다.


○ 권력기관 개편안 두고 야당 시민단체 반발

회의를 마친 뒤 박 원장 등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개혁안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주력했다. 박 원장은 “대공수사권을 차질 없이 이관하고, 안보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보 침해 관련 업무 체계를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추 장관은 “검찰이 직접 수사 기관에서 벗어나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인권옹호관, 공소를 유지하는 공소관으로서 검사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진 장관도 “경찰 수사 전반에 대해 엄격한 내·외부 통제 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서 올해 7월 당정청이 발표한 권력기관 개혁안을 그대로 확정하면서 경찰과 시민사회, 학계 등의 비판 여론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민의힘 등 야당은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에 대해 ‘국정원 무력화법’이라고 반대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은 자치경찰법안에 대해 “기존 국가경찰 지위는 유지하면서 일부 자치사무만 분담하는 시스템”이라며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분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날 문 대통령의 확고한 지시가 내려온 만큼 권력기관 개혁 관련 입법을 더 늦출 수 없다는 태세다. 한 핵심 관계자는 “21대 첫 정기국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권력기관 개혁을 마무리해야 한다. 내년 정기국회는 대선 직전으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박효목 tree624@donga.com·한상준·황형준 기자
#검찰개혁#공수처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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