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놔두고 꼬리만 자르나”… 靑내부서도 ‘노영민 유임론’ 비판

문병기 기자 , 강성휘 기자 입력 2020-08-10 03:00수정 2020-08-10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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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참모 사표 선별수리 싸고 논란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청와대 비서실 수석 일괄 사의 표명의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사의 표명을 주도한 노 실장이 당분간 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주말 동안 확산되면서 청와대와 여당 내부에서도 “몸통이 살기 위해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는 역풍이 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 “일괄 사표는 선별 수리될 것으로 보인다”며 “노 실장이나 김상조 대통령정책실장은 몇 달 더 기회를 주는 쪽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도 “국면 전환용 ‘깜짝 인사’보다는 안정성을 중시하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 등을 감안할 때 노 실장까지 전원 사표를 수리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말했다. 7일 노 실장과 정무·민정·국민소통·시민사회·인사수석 등 5명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지만 문 대통령이 일단 수석급 3, 4명만 먼저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노 실장은 일괄 사표 제출 당일 문 대통령과 비서실 개편 및 향후 국정운영 방향에 대해 장시간 회의를 했으며 9일에도 정상 출근해 회의를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실장의 유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은 문재인 정부 3기 청와대 체제를 준비하는 데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현실적인 이유에서다. 노 실장이 인사추천위원장, 김외숙 인사수석이 간사를 맡고 있는 만큼 일괄 사표 수리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

다만 청와대 내부에서도 노 실장이 유임될 경우 후폭풍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치권이 부동산 대책 등 정책 혼선의 책임자로 지목하며 경질을 요구하는 김상조 정책실장에 이어 노 실장까지 유임되면 오히려 ‘부동산 정책과 관련 없는 수석 몇 명을 교체해 인적 쇄신 시늉만 했다’는 거센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 여권 관계자는 “‘부하만 죽이고 자신은 살겠다는 것이냐’는 얘기가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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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실장이 전반적인 ‘지휘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노 실장이 지난해 12월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에게 주택 매각을 지시한 뒤 반포 아파트 대신 청주 아파트를 먼저 매각해 ‘똘똘한 한 채’ 논란을 일으킨 데다 김조원 민정수석 등이 주택 처분 조치에 공공연하게 반발하면서 청와대 참모진의 난맥상을 그대로 드러낸 만큼 상황을 ‘결자해지’해야 한다는 것.

이에 따라 노 실장 교체도 빨라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당초 여권에선 2022년 지방선거에서 충북도지사 출마를 검토하고 있는 노 실장이 올해 말까지 비서실을 이끈 뒤 청와대가 3기 체제로 본격적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한편 잠실 아파트를 시세보다 높게 내놓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괄 사표 제출의 직접적인 계기를 만든 김 민정수석은 사표 제출 전후에도 “주변 아파트와 비교하면 비싸게 내놓은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당 의원은 “청와대의 다주택 보유 참모 중 가장 심각한 사람이 김 수석”이라며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수석을 옹호하는 기류는 별로 없고, ‘어쩌다 저런 사람이 다른 자리도 아닌 민정수석을 맡고 있나’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강성휘 기자
#청와대#노영민#사표#선별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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