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월북’ 감시장비에 7차례 포착…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7월 31일 11시 03분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 모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확인했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 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 모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확인했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 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뉴시스
강화도 월곳리에서 한강을 건너 월북한 탈북민 김 모 씨(24)가 월북 과정에서 우리 군의 감시장비에 모두 7차례에 걸쳐 포착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합동참모본부는 31일 지휘책임이 있는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을 엄중 경고하고, 관련 군 부대 지휘책임자들에게 징계를 내리기로 결정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탈북민 월북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지휘 책임이 있는 해병대 사령관과 수도군단장은 엄중 경고하고, 해병 2사단장 보직 해임을 포함해 지휘 책임이 있는 직위자와 임무책임 관련자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해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감시장비 요원 운용, 경계 감시 의아점 발생 시 현장 조치, TOD(열영상장비) 등 감시장비 최적화와 정상 가동 상태 확인, 유관기관 등 경찰과의 협조체제 구축 등에서 문제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27일 강화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의 한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27일 강화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의 한 마을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김 씨는 18일 오전 2시 18분경 택시를 타고 연미정 인근에 하차했지만, 당시 200m 거리에 있던 민통선 초소 근무자가 택시 불빛을 보고도 이를 확인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았다.

한강에 입수한 후 조류를 이용해 북한 지역으로 이동한 김 씨는 오전 4시경 북한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가 한강에 입수 후 북한 땅에 도착하는 전 과정은 군의 근거리 및 중거리 감시카메라 5회, 열상감시장비(TOD) 2회 등 총 7차례 포착됐다.

합참 관계자는 후속 조치에 대해 “감시장비와 운용요원 여건을 보장하고 정신적 대비 태세를 확립하고 감시장비 숙련 교육을 하겠다”며 “경계 부대 특성에 부합하는 경계병 교육과 소형 표적 감시를 위한 자격 평가 인증제나 경연 대회 등을 통해 감시병에 동기를 부여하겠다”고 말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 모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확인했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 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뉴시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월북한 탈북민 김 모 씨를 특정할 수 있는 유기된 가방을 발견·확인했다. 사진은 28일 오전 김 씨의 가방이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천 강화군 강화읍 월곳리의 한 배수로 모습. 사진=뉴시스

월북 통로가 된 배수로와 관련해선 “전 부대 수문과 배수로를 일제 점검해 근본적인 보완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경계 취약점을 보강하면서 수문과 배수로 관리 체계를 확립하고 경계 보강물을 설치해 근원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민간인 접근 가능 지역을 점검해서 강화도처럼 철책 직후방에 민간인이 접근 가능한 곳에 CC(폐쇄회로)TV를 설치해 예상되는 취약 요인이 없게 감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근본적 보완 대책을 강도 높게 마련하고 우발적인 상황에 대처하는 데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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