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거리에 ‘인공기 패션’ 인기…애국심 고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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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9일 0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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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전매체 ‘메아리’가 7일 “최근 선교 편직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국가 상징물을 새긴 샤쯔(셔츠)들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메아리’ 갈무리)© 뉴스1
선전매체 ‘메아리’가 7일 “최근 선교 편직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국가 상징물을 새긴 샤쯔(셔츠)들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메아리’ 갈무리)© 뉴스1
북한의 올여름 패션 ‘유행템’은 무엇일까. 최근 북한에서 인공기를 새긴 셔츠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고 해서 눈길을 끈다.

대외 선전매체 ‘메아리’는 8일 ‘국가 상징물을 형상한 샤쯔(셔츠) 사용자들 속에서 인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최근 선교 편직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국가 상징물을 새긴 샤쯔들에 대한 수요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이 셔츠는 평양제1백화점을 비롯해 시 안의 백화점들과 각 구역 공업품 종합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나오자마자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다.

사진을 보면 맨 앞의 남성이 입은 흰색 티셔츠 앞면 한가운데 태양 그림이 있고 그 안에 인공기 문양이 인쇄돼 있다. 뒤에서 걷고 있는 여성도 앞면에 인공기가 크게 새겨진 셔츠를 입고 있다.

평양시 대성구역 룡흥1동 41인민반에서 사는 김철수(62)는 이 매체에 “국가 상징물을 새긴 옷들이 보기도 좋고 새로운 것으로 하여 거리가 더 한결 아름다워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업성 부원 리혜연(26)도 “국가 상징물을 새긴 샤쯔를 입으니 자기 것을 사랑하고 자기 것을 빛내려는 자각이 더욱 굳어진다”라며 “산뜻한 옷이 참 마음에 든다”라고 말했다.

다만 실제 북한에서 인공기를 새긴 옷이 주민들 사이에서 인기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그간 다른 북한 매체에서 보도된 주민들 사진에서 이 같은 셔츠를 입고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평양 내 상점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것으로 보아 평양 주민들 사이에서만 유행이고 그 외 지역에서는 아직 판매도 되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어쩌면 당국이 인공기가 새겨진 옷의 생산과 판매를 주민들에게 독려하는 것일 수도 있다. 애국심이나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국가나 단체의 상징을 나타내는 물품은 구성원들 사이 동질성을 확인하면서 동시에 공동체 의식을 북돋는 기능을 한다.

한국에서도 광복절이나 독도의 날에 즈음해 태극기 문양이 들어간 아이템들이 인기를 끈다. 월드컵 같은 국가 대항전이 벌어질 때는 응원전에 태극 문양이 패션뿐 아니라 응원 도구나 보디페인팅 등으로 쓰이곤 한다.

작년에는 일본 수출 규제로 한일 갈등이 발생하자 일본 불매 운동과 함께 태극기 관련 제품들의 판매가 반짝 늘어났다.

북한은 올해 들어 경제난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이중고 속에서 ‘정면 돌파전’을 추동하기 위해 사상 결속을 꾀하고 있다.

특히 수입품 소비 풍조를 병이라면서 국산품 애용을 독려하고, 애국심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자주 발신하고 있는데 인공기가 그려진 옷을 권장하는 것 역시 그 연장선일 수 있어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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