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부터 여론 흐름 깜깜이 구간… 4년전처럼 표심 요동칠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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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8]
4년전 지지율 새누리 39% 민주 21%, 총선 투표결과는 민주당이 1당 차지
“선거일부터 1주내 마음 결정” 47%… 8년전엔 접전예상 깨고 새누리 과반
여야, 무당층-샤이보수 향방에 촉각

9일부터 선거 관련 여론조사 결과 공표 및 보도가 일절 금지되는 일명 ‘깜깜이 선거’가 시작된다. 각 언론사 등은 선거 일주일 전인 8일 조사분까지만 보도할 수 있다. 역대 총선에서는 6일의 ‘깜깜이 기간’ 동안 표심이 요동을 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6년 제20대 4·13총선이다. 투표 일주일을 앞둔 4월 4∼6일 한국갤럽이 실시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선 여당인 새누리당(39%)이 더불어민주당(21%)과 국민의당(14%)을 앞섰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시 새누리당에서는 180석 획득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선거에서 122석으로 123석을 얻은 민주당에 1당을 빼앗겼다. 선거를 코앞에 두고 새누리당의 ‘진박(진짜 박근혜) 공천’ 논란이 거세지면서 중도층의 표심이 깜깜이 기간 민주당으로 대거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 기간에 벌어진 표심의 이동은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2012년 19대 총선에서도 선거 일주일 전인 4월 2∼6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35%)과 민주통합당(31%)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당시 민주통합당이 통합진보당(7%)과 전면적인 야권연대를 한 것을 고려하면 야권의 우세가 점쳐지기도 했다. 양당이 1당을 자신하면서 선거에 임했지만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은 152석으로 과반을 달성했고, 민주통합당은 127석(통합진보당 13석 제외)에 그쳤다. 2008년 18대 총선 10여 일 전 갤럽 조사에서도 여당인 한나라당(42%)이 지지율에서 통합민주당(15%)을 압도하며 개헌 가능선인 200석 획득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총선 결과는 한나라당이 절반을 겨우 넘는 153석에 머물렀다.

총선 막판 부동층의 움직임은 다른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0대 총선 직후 실시한 ‘유권자 의식 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7.4%가 깜깜이 기간인 ‘투표 1주일 전부터 투표 당일’ 사이에 지지 후보를 결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 정당들은 막판 부동층 표심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통합당 후보들이 ‘n번방 호기심’ ‘인천 촌구석’ ‘문재인 대통령 교도소 무상급식’ 등의 설화에 휩싸이면서 “수도권 전체 선거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통합당 선대위가 즉각 입단속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부동층이 실수하지 않는 쪽을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며 “실언의 영향으로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 통합당 후보들의 지지율 하락 흐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여야는 여론조사에 응답하지 않는 ‘샤이 보수층’의 규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샤이 보수의 규모가 최대 5%가 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통합당은 “샤이 보수가 최대 10%는 된다”고 했다.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번 주 수요일쯤 지나면 선거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며 “유권자의 마음이 변하는 것이다. 흐름을 보면 안다. ‘(정부가) 이래 가지고는 안 되겠다’ 생각을 할 것”이라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21대 총선#여론조사#깜깜이 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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