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北 접촉 무산 ‘빈손 귀국’…북미 관계 다음주 고비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21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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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15~20일 한·중·일 방문 일정 마치고 귀국
트럼프, 시진핑과 통화에서 "북한 관련 대화"
23~24일 한·중·일 정상회의…대북 메시지 주목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북한과 끝내 접촉하지 못하고 귀국했다. 북미 대화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다음주 북미 관계가 분수령을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건 대표는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 덜레스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앞서 비건 대표는 지난 15~20일 한국을 시작으로 일본과 중국을 연달아 찾았다. 방문 중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접촉을 기대했다.

특히 지난 16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우린 여기 있다. 어떻게 연락할지 북한도 알고 있다”며 회동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이어 지난 19일 돌연 방중 일정을 발표하면서 북한과 대화의 장이 열리길 기대했지만, 북한은 끝내 응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비건 대표는 결국 뤄자오후이·러위청 외교부 부부장 등과 면담한 뒤 귀국길에 올랐다.

비건의 ‘빈손’ 귀국에도 미국은 아직 북한과 대화 기회는 열려있다고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며 북한과 대화 모멘텀을 유지할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서 “시 주석과 북한에 관해서도 대화했다”며 “우리는 중국과 함께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정황을 고려할 때 북한 비핵화 협상 문제 등을 논의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다음주 초 중국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북미 대화 재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오는 23~24일 이틀간 열리는 정상회의에 한반도 관련 문제가 의제로 올라간 만큼, 북미 대화 재개 촉구 등 북한에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외교부도 지난 19일 낸 비건 방중 관련 보도문에서 “우리는 북미가 조속히 대화와 접촉을 재개해 같은 방향으로 노력하며 적극적으로 신뢰를 구축하고, 갈등을 원활히 처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반면 북한은 ‘크리스마스 선물’을 언급하며 무력 도발 움직임을 보이는 상태다. 도발이 어떤 형태가 될지에 대해서는 여러 시나리오가 거론되는데 다음주 중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이나 장거리 미사일, 위성 발사 가능성 등이 제기된다.

다만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는 주초에는 도발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선 북한이 ‘연말 시한’을 반복해서 강조한 만큼, 연말까지 미국 등 움직임을 살핀 뒤 내년 초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특히 이달 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예고해 대북 및 대남 메시지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된다. 회의에서 ‘새로운 길’을 구체적으로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군은 북한 도발에 대비해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탄도 미사일 궤적 추적기인 코브라볼(RC-135S)을 배치하는 등 대비 태세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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