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첫 함정헬기 ‘알루에트-Ⅲ’, 43년 임무 마치고 고별비행

  • 뉴시스
  • 입력 2019년 12월 3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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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첫 함정 탑재 헬기…7만 3500여 시간 임무
1983년 北 간첩모선 격침…각종 재난구호 활동
링스 헬기 도입 후 '무사고'로 헬기 조종사 양성

해군 알루에트(ALT, Alouette)-Ⅲ 해상작전헬기 3대가 43년 동안 대한민국 해양주권수호 임무를 마치고 퇴역한다.

3일 해군에 따르면 이날 목포기지 제609교육훈련전대에서 ALT-Ⅲ 해상작전헬기 퇴역식을 거행한다.

이성환 해군작전사령관(중장) 주관으로 개최되는 퇴역식에는 김기재 해군6항공전단장(준장)을 비롯한 주요 지휘관과 참모, 장병과 군무원 270여 명이 참석한다. ALT-Ⅲ 역대 조종사와 정비사도 참석할 예정이다.

퇴역식에서는 ALT-Ⅲ의 짧은 고별비행이 진행된다. 고별비행 후에는 퇴역 명령이 낭독돼 마지막 임무를 마무리한다.

해군은 대함·대잠능력 강화를 위해 1975년 초부터 해상작전헬기 구매사업을 추진했다. 이듬해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현 유로콥터)과 계약을 체결하고, 1977년부터 1979년까지 ALT-Ⅲ 헬기 12대를 도입했다.

또 해군은 ALT-Ⅲ 헬기를 함재기로 활용하기 위해 1978년부터 일부 구축함의 후갑판을 비행갑판으로 개조했다. 이에 따라 1978년 3월 구축함 전북함(DD-916)에 처음으로 해상작전헬기가 탑재돼 해상초계 임무를 시작했다.

ALT-Ⅲ 헬기는 대잠작전 능력을 보유한 우리 해군의 첫 번째 함정 탑재 헬기로서 지난달 7일 마지막 교육훈련비행을 끝으로 일선 임무에서 물러날 때까지 총 7만3545시간 동안 비행했다. 거리로는 지구 약 360바퀴를 돌 수 있는 1443만7766㎞를 비행한 셈이다.

ALT-Ⅲ 해상작전헬기는 870마력 엔진을 탑재해 시속 218㎞(118노트)까지 속도를 낼 수 있으며, 최대 2시간30분 동안 작전이 가능하다. 자기변화탐지기(MAD· Magnetic Anomaly Detection)와 어뢰를 장착해 대잠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ALT-Ⅲ는 미사일과 로켓, 기관총 탑재가 가능해 다양한 해상작전에 투입돼 왔다.

특히 구축함 강원함(DD-922)에 배치된 ALT-Ⅲ 301호기는 1983년 8월13일 동해에 침투한 북한 간첩모선을 추적해 대함미사일(AS-12)로 격침시키는 공적을 세웠다. 구축함과 함재 헬기의 효과적인 협동작전이 이뤄낸 결과다.

대민지원에도 활약해왔다. ALT-Ⅲ 해상작전헬기는 1993년 7월 목포공항에 착륙 중이던 아시아나 여객기 추락사고 현장에 투입돼 다수의 인명을 구조했다.

1992년에는 흑산도에 거주 중이던 임산부를 목포로 긴급하게 이송하던 중에 기내에서 여자아이가 태어나기도 했다. 당시 항공 대원들은 임산부와 아이를 안전하게 병원까지 이송했다.

이외에도 산불진화 지원 등 국민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언제든 출동해 임무를 지원했다.

이후 1990년대 초 해군의 새로운 해상작전헬기 링스(Lynx)가 도입되면서 점차 작전 임무에서 물러났으며, 2007년에는 교육·훈련용 항공기로 전환되어 정예 해군 조종사 양성이라는 두 번째 임무를 부여받았다.

ALT-Ⅲ는 해군 조종사 양성 초급과정을 전담하며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인명사고 없이 정예 해군 조종사 224명을 배출해냈다.

조호진 제1비행교육대대장(대령·진)은 “ALT-Ⅲ는 대잠 작전능력을 보유한 우리 해군 최초 해상작전헬기로 지난 43년간 대한민국 해양주권수호와 해군 조종사 양성에 헌신해왔다”며 “ALT-Ⅲ 해상작전헬기의 퇴역식을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며, 해군 항공사에 기틀을 마련한 발자취는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감회를 밝혔다.

이성환 해군작전사령관은 “우리 해군은 ‘해양강국·대양해군’ 구현을 위해 수중·수상·항공 입체균형 전력을 구축하고 부대구조를 발전시켜가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이렇게 더 높은 해군항공의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었던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ALT-Ⅲ와 함께 자랑스러운 해군 항공의 역사를 만든 이들이 있었기 때문이며, 우리는 이를 기반으로 더 힘찬 내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은 국방개혁2.0 일환으로 항공작전 능력 강화를 위해 해상초계기와 해상작전헬기를 추가로 도입하는 한편, 2022년 현재의 제6항공전단을 항공사령부로 개편해나갈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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