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은 안 하는데 쉬지도 않고”…이상한 ‘휴가철’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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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7월 29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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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국회 본회의장. 뉴스1 © News1
텅 빈 국회 본회의장. 뉴스1 © News1
여야가 7월 임시국회와 ‘휴가철’을 동시에 맞으면서 난감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의사일정을 합의하지 않아 일을 할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음 놓고 쉴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름휴가철을 맞아 주요 정당 지도부도 일제히 휴가 일정을 제출했지만 언제 정상화될지 모르는 국회 상황에 사실상 ‘비상대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초 다음달 5일부터 일주일 간 여름휴가를 보낼 예정이었지만, 일본의 경제보복 및 7월 국회 상황 등을 고려해 휴가일정을 이틀로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도 지난 27일부터 휴가기간을 맞아 ‘DMZ 통일걷기’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국회 상황에 주말 이틀만 참여한 채 이날 국회로 복귀했다.

손학규 대표와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도 국회 상황과 당내 갈등 등을 이유로 휴가 일정을 잡지 못한 상황이다. 정의당은 일본 경제보복에 의원들이 전원 여름휴가를 취소하고, 비상대응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이날부터 여름휴가에 돌입한 문희상 국회의장도, 국내 모처에 머물며 원내 협상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외’ 당대표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부터 다음달 4일까지 취임 후 첫 휴가를 보낸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다음달 12일부터 휴가를 떠나는 일정을 제출했지만, 국회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국회 상황은 개별 의원들의 휴가 일정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상당수 의원들은 이번 휴가철을 9개월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대비해 지역구 다지기에 집중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언제 국회가 정상화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마음 놓고 지역구에만 ‘올인’할 수 없다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여야 원내지도부들이 비상대기에 나서며 국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정작 여야 협상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이날도 ‘안보국회’와 ‘추경국회’를 두고 입장차를 명확히 드러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본의 경제침략을 대처하고 재난 복구와 경기대응을 위해 여야가 한마음으로 추경을 대응해도 늦은 상황인데, 한국당은 여러 조건을 붙여 발목을 잡는데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개탄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에서 “이번 주 안에 추경과 시급한 안보상황에 대한 안보국회를 열어야 한다”며 “오늘 안으로 안보국회 핵심인 운영위·국방위·외통위·정보위 의사일정, 대러·대일·대중 결의안, 통상보복 철회결의안, 추경 통과 일정을 협의해서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르면 이날 오후 열릴 여야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회동에서 여야 원내대표들이 7월 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할 경우, 국회는 즉각 ‘일하는 국회’ 모드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에도 여야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다면, ‘일하지도 쉬지도’ 못하는 국회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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