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군용기 영공 침범 실무협의…국방부 “증거자료 제공”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5일 15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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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실무협의 진행…러에 영공침범 자료 제공
러시아 "자국 조사에 적극 참고하도록 하겠다"
평행선 그엇을듯…러, 韓 조종사 비정상적 비판
軍, 조기경보기 기기 오작동 가능성 매우 낮아
"오전에 전문 확인…靑 확인 늦었던 거 같다"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 무관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 실무협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19.7.25/뉴스1 © News1
니콜라이 마르첸코 러시아 공군 무관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이 25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 실무협의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2019.7.25/뉴스1 © News1
국방부가 25일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과 관련해 러시아 측과 국장급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실무협의에는 우리 측에서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과 합참 관계자들이, 러시아 측에서 니콜라이 마르첸코 주한 러시아대사관 공군 무관과 세르게이 발라지기토프 해군 무관 등이 참석했다.

국방부는 “실무협의를 통해 러시아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 사실을 확인해주는 증거자료를 제공하고 관련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며 “러시아 측은 자료를 진행 중인 조사에 적극 참고할 수 있도록 러시아 국방부에 즉시 송부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23일 국방부에 초치된 러시아 무관들은 우리 측에 영공침범 관련 정보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국방부는 전날 오후 내부 회의를 열고 공개할 수 있는 자료 등을 분석·분류했고 이날 실무협의에서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러시아 군용기가 독도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전투기 조종사의 경고사격 음성기록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는 23일 총 두 차례 7분 간 독도 영공을 침범했고, 우리 공군은 F-15K와 KF-16 등 전투기 18대를 긴급 출격시켜 20발의 플레어(섬광탄)를 투하하고 360발의 경고 사격을 했다.

하지만 러시아 무관부는 전날 “자국 군용기는 한국의 영공을 침범하지 않았고, 오히려 한국의 조종사들이 자국 군용기의 비행항로를 방해하고 안전을 위협하는 비전문적인 비행을 했다”는 공식 문서를 보냈다.

문건을 접수한 국방부는 “사실을 왜곡한 것일뿐만 아니라 23일 외교경로를 통해 밝힌 유감 표명과 정확한 조사 및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과 배치되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초치된 러시아 차석 무관은 지난 23일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만나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걸로 생각한다”고 말한 것으로,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전해졌다.

하지만 하루 뒤인 24일 국방부가 전달받은 공식 전문에는 유감 표명이나 기기 오작동에 대한 언급이 없어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가 러시아 정부의 공식 입장을 받지 않은 채 섣불리 사태를 봉합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그 사안은 더 드릴 말씀이 없다”면서 “국방부는 오전에 받았는데 확인 작업이 조금 늦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돼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양측의 입장은 전날과 크게 다름 없이 평행선을 달렸을 것으로 보인다.

주한 러시아대사관은 이날도 트위터를 통해 자국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을 인정하고 사과한 적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대사관은 “러시아가 기술적 실수로 발생한 23일 사건과 관련해 공식적으로 깊은 유감을 표했다는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의 발표와 관련한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또 “러시아 항공우주군 군용기의 한국 영공 침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러시아는 규정에 따라 사건에 대해 면밀히 조사한 후 공식 입장을 한국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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