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신문 ‘군의 경제건설 참여 독려’ 1면 사설 게재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5일 07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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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 회담 결렬 뒤 강조해온 '자력갱생 노선' 뒷받침
제재 완화 무산 실망감으로 인한 체제 이완 방지 차원

북한 노동신문은 15일 1면 머릿기사로 경제건설에 군의 참여를 독려하는 “군민대단결의 위력으로 우리 혁명의 전진을 더욱 가속화하자”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노동신문 1면 사설은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결정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승인한 노동당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인 것이 보통이다.

노동신문이 이처럼 ‘군민대단결’을 내세워 군의 경제건설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것은 지속되는 국제 제재 속에서도 경제건설을 지속하기 위해 군대를 건설 현장 등에 적극 동원하지 않을 수 없는 사정을 반영한다.

북한은 영변 핵단지 폐기와 유엔 제재 해제를 제안했다가 무산한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자력갱생에 의한 경제 건설’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북한 주민들 사이에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제재가 해제되고 경제에 숨통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져 있던 만큼 회담 결렬로 인한 실망감도 상당함을 방증하는 사례다.

북한은 하노이 회담 결렬로 인한 실망감이 확산하면서 체제 결속이 느슨해질 것을 우려한 듯 ‘자력갱생 노선’을 강조함으로써 제재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한편, 김정은 국방위원장 우상화하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특히 김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방문, 판문점에서의 트럼프-김위원장 즉석 회동 등을 활용해 김위원장이 ‘국제정세를 주도하는 국제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고 반복해 강조해왔다.

이날 사설은 수십년 체험을 통해 ‘자력갱생 노선’으로 경제난을 극복하기가 힘들다는 것을 잘 아는 북한 주민들을 향해 군을 대대적으로 경제건설에 투임함으로써 경제 건설에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설은 “자력갱생 대진군, 만리마 속도창조 투쟁에서의 승리의 열쇠는 전체 인민이 인민군 군인들과 팔을 끼고 어깨를 겯고 힘차게 투쟁해나가는데 있다”면서 “군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굳게 뭉칠 때 이 세상에 극복 못할 난관, 점령 못할 요새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사설은 이어 “지금 적대세력들은…야만적인 경제제재에 악착하게 매여달리는 한편 썩어빠진 부르죠아사상문화침투책동에 더욱 열을 올리고있다. …신념과 의리, 동지애로 굳게 맺어진 군민대단결이 있기에 우리의 승리는 확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또 “수령(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위원장을 지칭) 결사옹위를 제일생명으로 하는 군민대단결의 전통을 끝없이 빛내여나가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군민대단결 노선’이 김정은 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체제 결속을 위한 것임을 밝혔다.

사설은 “인민 군대가 주동, 기수가 되여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돌파구를 힘차게 열어나가야 한다”면서 “혁명의 주력군인 인민군대가 일당백의 용맹을 힘있게 떨치며 질풍같이 내달려야 전체 인민이 따라서고 강국건설에서 일대 비약의 폭풍이 휘몰아치게 된다”고 강조함으로써 경제건설에 군대가 적극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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