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反트럼프 목소리 고조…“리얼리티 쇼 대마왕”

  • 뉴시스
  • 입력 2019년 7월 1일 17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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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주 "웜비어 살인자와 드라마 찍은 트럼프, 미국 내 역풍도"
김문수 "트럼프 첫 번째 관심사는 재선…우린 누굴 믿고 사나"
정옥임 "리얼리티 쇼 대마왕, 본질은 사라지고 쇼는 계속된다"
황교안 "자국 안보만 집중, 단거리 탄도미사일 언급 전혀 없어"
나경원 "미국 본토엔 위협 안 된단 이유…심각한 안보 위기"

보수 진영에서 북미 판문점 정상회담을 이끌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은 1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많은 미국 국민들이 비핵화 진전도 없이 웜비어 살인자와 드라마 찍은 트럼프를 비난하는 기사가 많다”며 “이번 드라마는 트럼프 입장에서는 역풍에 가까운 듯하다”고 썼다.

이 의원은 또 . 백악관 공보비서 폭행건을 언급하면서 “이런 식의 무의미한 회담이 북핵을 의제로 반복되면 자칫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등극시켜줄 뿐인데도 그런 문제를 지적하는 국내 기사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며 “하루종일 ‘땡문 뉴스’를 틀어대며 아무 성과도 없는 쇼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며 국민들을 희망고문하는 걸 보고 있자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고 주장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트럼프·김정은 판문점 깜짝 회담을 보며 걱정이 된다”며 “김정은의 핵보유국 지위는 기정사실로 굳어지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이 첫 번째 관심사임을 다시 드러내 보였다”고 해석했다.

김 전 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에서 기자들에게 답하며, 얼마 전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일본의 머리 위로 지나간 것도 아니고, 미국까지 와닿는 것도 아니라서 문제가 안 된다고 했다”며 “한반도 전역을 사거리로 고체연료개발을 위한 시험발사인데도, 트럼프도, 문재인 대통령도 걱정 안 한다니 우리는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느냐”고 한탄했다.

정옥임 전 의원도 페이스북에 “Remarkable event! Handshake diplomacy! And Notable ‘absence’ of Moon Jae-In(놀라운 사건! 악수 외교!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눈에 띄는 ‘부재’), 미 언론이 콕 집은 북미 정상회동의 실체”라며 “트럼프가 원하는 그림을 만들어 주는 대신 김정은은 톱다운(Top-down) 담판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정 전 의원은 “트럼프, 김정은 단 둘만의 비공개 회동에서 과연 핵문제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 대화를 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김정은의 북핵 포기는 없으리라 본다”며 “트럼프가 리얼리티 쇼의 대마왕이면, 김정은은 이벤트의 종결자인 듯하다. 이렇게 본질은 사라지고, 쇼는 계속된다”고 혹평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연이어 쓴소리를 했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미국의 엘리자베스 워렌 상원의원이 쓴 트위터 글을 인용, “‘우리 대통령(트럼프)은 미국의 영향력을 사진촬영과 무자비한 독재자와의 러브레터 교환에 낭비해서는 안 된다’, ‘대신 미국의 안보를 중시하고, 우리의 동맹국을 보호하며 인권을 수호하는 원칙적인 외교를 통해 북한을 상대해야 한다’고 했다”며 “이 메시지를 우리는 항상 기억해야 되겠다”고 말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번 판문점에서 만난 사건을 과연 미국의 민주당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제가 살펴봤다”며 “버니 샌더슨 상원의원은 ‘단지 사진 촬영용이 되길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진정한 외교가 필요하다’,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트럼프는 미국 국가안보와 이익을 희생시키면서 독재자를 애지중지하고 있다’, 카스트로 전 장관은 ‘김정은과 같은 독재자를 주목받게 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또 “AP통신은 제목에서 ‘역사인가, 단지 사진촬영용인가, 무슨 의미인가. 리얼리티 쇼의 시상식중인가’라고 했고, 워싱턴포스트지는 ‘트럼프는 북한 전략에 있어서 실질적인 결과보다는 스타일에 집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이 어떻게 사태가 전개될지 짐작하게 하는 것을 즐기는 듯하다’고 했다”며 “이게 지금 미국 민주당과 약간 회의를 가진 미국 언론의 보도내용이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이것”이라며 미 유력 대선 주자와 언론을 빌려 에둘러 비판했다.

황교안 당대표는 “어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살펴보면 미국은 철저하게 자국 안보에 집중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전혀 없었고, 북한에 직접적 피해자인 우리나라의 안전에 대해서도 형식적인 의지 표명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실험을 두고 단거리이기 때문에 괜찮다는 취지의 말씀을 했다”며 “우리 국민과 국토를 직접적으로 사정권 안에 두는 무기다. 그런 무기가 미국 본토에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일 아닌 듯 말하는 이 현실은 분명 우리 안보에 심각한 위기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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