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권 환수 뒤 전쟁나면 연합사령관이 軍지휘…합참의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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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6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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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작권 환수 뒤 합참의장 아닌 韓대장, 전작권 행사
양국 국방장관·합참의장, SCM·MC통해 지침 전달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장관 대행이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대화하고 있다. 2019.6.3/뉴스1 © News1
정경두 국방부 장관(왼쪽)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장관 대행이 3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국군의장대 사열을 받으며 대화하고 있다. 2019.6.3/뉴스1 © News1

한미 군당국이 미래 연합사령부 지휘 체계에 합의하면서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뒤 한미연합방위체제의 밑그림이 완성됐다. 한국군 대장 주도로 오는 8월 시행이 예상되는 연합연습은 미래연합사 체제를 검증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장관 대행은 지난 3일 서울 용산 국방부청사에서 60분가량 회담을 갖고 미래한미연합사령부를 한국군 합참의장이 아닌 별도의 한국군 대장에게 맡기기로 했다.

앞서 한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11월 군사협의기구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한국군 4성 장성이 미래연합사령관을, 미군 4성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는 편성안을 확정했으며, 이후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이 미래연합사령관을 맡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렇지만 한미는 합참의장이 전시에 대통령 및 장관의 군령(軍令)을 보좌하고 동시에 계엄사령관과 통합방위본부장 그리고 군사외교 역할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임무가 과중하다고 판단해 별도의 한국군 대장에게 지휘봉을 맡기기로 했다. 이 같은 의견은 미국 쪽에서 강하게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합참의장은 평시에 군사력 운영 극대화 역할을 수행하고, 미래 연합사령관은 전시 연합전력 지휘 계획을 수립하고 전력을 운용하는, 즉 전시작전통제권을 행사하는 방식으로 임무가 분담되게 됐다.

여기서 작전통제(operational control)는 작전계획이나 작전명령 상에 명시된 특정임무나 과업을 수행하기 위해 지휘관에게 위임된 권한으로, 지정된 부대에 대한 임무 및 과업 부여, 부대의 전개 및 재할당 등이 이에 속한다. 작전지휘(operational command)의 하위개념이면서 핵심 권한이다.

보다 넓게 살펴보면,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은 군정권(軍政權)과 군령권을 모두 갖고 있다. 합참의장은 군령에서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을 보좌하며 각군 참모총장은 군정권을 행사한다. 군정은 군을 조직, 유지, 관리하는 양병(養兵) 권한이며, 군령은 군을 지휘, 명령, 통솔하는 용병(用兵) 권한이다.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부터 유엔군 사령관에게 이양됐고, 1978년 한미연합사령부(CFC) 창설과 함께 다시 한미연합사로 넘어갔다. 유엔군사령관이 연합사령관을 겸직하고 있기 때문에 전작권 행사 주체는 달라진 게 없다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한미양국은 한미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군사위원회(MC)를 통해서 합의된 전략지시와 전략지침을 연합사령관에게 하달하기 때문에 연합사의 작전통제 행위는 한미양국의 공동 통치행위와 다르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연합사에서 수행했던 작전통제권 가운데 평시 작전통제권은 1994년 환수됐고, 전작권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다. 당초, 전작권 환수 뒤 한미연합 지휘 체제는 한미 양측이 별도의 사령부에서 각각의 군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면서, 새롭게 창설되는 협의 및 조정기구를 통해 긴밀히 협조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2개로 분리된 사령부는 연합전력의 통합성과 작전 효율성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제기돼 한미는 2013년 SCM에서 현재 연합사와 유사한 단일 지휘구조로 된 한국군 주도의 연합지휘체제를 마련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해 SCM에서 이를 기초로 한 편성안을 확정했고, 지난 3일 미래연합사령관은 별도의 한국군 대장이 맡도록 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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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계획에 대해 전시가 돼 데프큰3가 발령되면 한국군 대장이 미래 연합사에서 미군을 지휘하게 됐기 때문에 군사주권을 되찾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는 “한국군이 연합사령관을 맡으면 미군은 한국 방위에 대한 주된 책임이 없어진 상태에서 지원 역할만 하면 된다”며 “북한군 공격시 현재처럼 적극적으로 대응 및 응징보복하거나 대규모로 증원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합사의 평택 캠프 험프리스로의 이전으로 미래 연합사가 평택에 들어서게 됨에 따라 미군의 자동개입 장치가 없어지게 된다는 지적도 있다. 국방부는 첨단무기와 C4I(지휘통신) 체계로 연합방위태세엔 문제가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 군당국은 또 지난해 SCM에서 올 하반기에 미래 연합지휘체계의 기본운용능력(IOC) 평가를 시행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그 결과를 기초로 연합방위력을 지속 유지하는 가운데 전작권 전환 조건의 조기 충족을 위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문재인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는 오는 8월쯤 ‘19-2 동맹’ 이름으로 연합위기관리연습(CPX)을 실시해 IOC를 검증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IOC 검증 연습의 사령관은 최병혁 한미연합사부사령관이, 부사령관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이 각각 임시로 맡게 된다.

한미가 2015년 합의한 전작권 전환 조건은 Δ한국군의 한미연합방위주도 핵심군사능력 확보 및 미국의 보완능력과 지속능력 제공 Δ북한의 핵 및 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 군의 초기 필수 대응 능력 구비, 미국의 확장억제수단과 전략자산 제공 및 운용 Δ안정적인 한반도 및 지역 안보 환경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의 조속한 취지는 조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기를 앞당기는 것이 아니다”며 “한미가 합의한 전환 계획의 틀을 유지하면서 전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한 능력을 조기에 확보해 가면서 체계적·안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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