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北발사체, 탄도미사일”…유엔결의 위반이나 제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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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0일 18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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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北미사일 사거리 따라 제재 수준 결정
우리 군, 탄도미사일 규정 대신 상황 관리하는 모양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9일) 장거리 타격수단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고, 화력타격훈련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10일 전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2019.5.10© 뉴스1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전날(9일) 장거리 타격수단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하고, 화력타격훈련 개시 명령을 내렸다고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이 10일 전했다. (사진제공=노동신문) /2019.5.10© 뉴스1
북한이 전날(9일) 오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불상 발사체 2발을 동쪽 방향으로 발사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위반 가능성이 제기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전날 여러 장거리 타격수단들을 동원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9일 조선인민군 전방 및 서부전선방어부대들의 화력타격훈련을 지도했다”며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지휘소에서 여러 장거리 타격수단들의 화력훈련계획을 이해하시고 화력타격훈련 개시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공개된 사진 속 발사체는 러시아산 이스칸데르 미사일과 흡사하다는 평이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 주를 이루고 있다.

이스칸데르 미사일은 러시아가 개발한 최신형 단거리 전술 탄도미사일로 회피기동을 하며 목표물을 타격해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시스템의 요격을 대부분 회피할 수 있는 위협적인 무기로 평가된다.

이에 더해 미국과 일본은 이번 발사체를 탄도미사일로 보고 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북한이 목요일에 발사한 발사체는 여러발의 탄도미사일로, 300㎞(185마일) 이상 비행했다”고 밝혔다. 또 이와야 다케시(岩屋毅) 일본 방위상은 기자회견에서 북한 “수집된 다양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감안한 결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실제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이라면 이는 모든 종류의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017년 12월 채택된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는 ‘북한이 탄도미사일 기술이나 핵 실험, 또는 그 어떤 도발을 사용하는 추가 발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9일 밤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된 KBS 특집 대담에서 “비록 단거리라도 탄도 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 확실시 되면 이에 따른 조사 및 추가 제재 가능성이 제기된다. 안보리는 과거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규탄성명이나 추가 제재 등으로 대응해왔다.

다만 이번처럼 사정거리가 짧은 단거리 탄도 미사일에는 규탄이나 경고 등 낮은 수위로만 대응했다.

안보리는 2016년 10월15일 북한이 중거리 미사일 1발을 발사했을 때 언론성명과 함께 ‘중대한 추가 조치’를 경고했을 뿐이었고, 2016년 9월5일 준중거리 탄도미사일 3발 발사 때도 언론성명만 냈다.

안보리는 2017년 9월14일 중장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 발사 때도 언론성명만 채택했지만 그 해 11월29일 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하자 다음 달 대북제재 결의 2397호를 채택했다. 화성-15형은 1만여㎞ 떨어진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둔다.

이 같은 전례에 비춰볼 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유엔은 북한과 바로 대치 국면으로 가기보다는 경고 정도의 조치로 비핵화 협상 국면을 이어가며 상황을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미 당국이 탄도 미사일을 언급하면서도 300㎞대라고 설명한 것은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그동안 정상외교를 통해 어렵게 이뤄온 북한과의 대화 국면을 깨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도발을 심각하게 받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이 협상을 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만 협상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우리 군·정보 당국은 이를 단거리 미사일로는 평가하고 있지만, 탄도미사일 여부에 대해서는 ‘신형미사일’ 가능성을 들어 판단을 유보하는 상황이다.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이번 발사가 남북 군사합의 이행 파기로 보느냐‘는 질문에 “군사합의에서 한반도 긴장완화에 대해 상호 노력하자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취지에 어긋난다”면서도 “군사합의에 이 부분에 대한 조항이 있지 않다. 이걸 위반이라고 하는 것은 제한된다”고 상황을 관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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