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회의중 北 미사일 발사 소식…비건 방한 목적 바뀔까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9일 2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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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3시 30분경, 전날 입국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서울 중구 정동의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들어섰다. 그로부터 약 한 시간 뒤, 비건 대표가 대사관 관계자 및 방한 정부 대표단 등과 한참 회의를 진행하고 있던 시점에 북한은 평안북도 구성에서 두 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정부 관계자는 “회의 도중 발사 소식을 접한 비건 대표와 다른 미 정부 관계자들이 대응 방안 등 관련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닷새 만에 반복된 북한의 도발에 비건 대표가 한국을 찾은 목적의 우선순위도 자연스럽게 바뀔 수밖에 없게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당초 7일 한미 정상 간 통화를 통해 대북 인도적 식량 지원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은 정부는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계기로 식량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간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비건 대표가 방한 중인 상황에서 북한이 보란 듯이 더 강도 높은 도발에 나서면서 후속 대응을 위한 한미 공조가 더 중요한 의제로 떠오르게 됐기 때문이다.

비건 대표는 10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면담을 시작으로 한미 워킹그룹 4차 대면회의, 추가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갖는다. 또 청와대를 찾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안보실 2차장 등을 만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비건 대표는 10일 약식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대한 백악관의 뜻을 대신 밝힐 가능성도 있다.

신나리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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