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단거리 미사일 도발 강행한 北…비핵화 논의 브레이크 걸리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9일 21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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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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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9일 또 다시 단거리미사일 도발을 강행했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추정되는 단거리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지 닷새만이다. 정부가 북한을 비핵화 테이블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방한 중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대북 식량 지원을 논의하려는 과정에서 또 다시 도발에 나선 것. 식량지원은 물론 비핵화 논의에도 한동안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29분과 4시 49분경에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단거리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2발이 동쪽으로 각각 발사됐다.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쏴 올려진 미사일은 50여km 고도로 비행하며 북한 내륙을 서에서 동으로 가로질러 동해상에 낙하했다. 사거리는 각각 420여km와 270km로 파악됐다고 군은 밝혔다. 한미 정보당국은 구체적인 기종을 정밀분석 중이다.

평북 구성은 북한이 2017년에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발사한 곳이다. 인근에는 한국 전역이 사정권인 스커드-ER과 주일미군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 준중거리미사일(MRBM)이 배치된 신오리 기지가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4일 원산 북쪽 호도반도에서 발사한 것과 유사한 기종을 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말했다. 옛 소련의 이스칸데르를 개량한 ‘북한판 이스칸데르’의 성능을 또 다시 시험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스커드급이나 KN 계열의 단거리미사일 또는 이를 개량한 신형 미사일을 발사했을 개연성도 제기된다.

군 당국은 이날 오후 4시46분 경 미사일 발사 장소를 평북 신오리로 발표했다가 2시간이 지난 뒤 평북 구성 일대로 정정했다. 군 관계자는 “두 번째 발사 이후 좀더 구체적으로 특정 위치가 파악된 것”이라고 말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도발 3시간 여 후 논평을 내고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발사한 것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에서의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매우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4일에 이어 이날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개최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도발 70여 분 뒤인 이날 오후 5시 47분 경 서면브리핑을 통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상황 발생시부터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와 화상으로 연결해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상준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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