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났는데 정의용 붙잡은 국회…“안전발목” vs “양해 없었다”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5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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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정의 “한국당, 안전 발목 잡아”
한국당 “안보실장이 양해 구한 바 없어”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19.4.4/뉴스1 © News1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2019.4.4/뉴스1 © News1
강원 고성·속초 일대에서 전날(4일) 대형산불이 발생했음에도 청와대 재난 컨트롤타워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한동안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를 떠나지 못했던 것을 두고 여야가 5일 책임 공방을 이어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향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고, 이에 한국당은 여당이 재난마저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박주민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위기에 대응해야 될 안보실장, 그리고 대통령 비서실장이 국회에 발이 묶여서 제대로 대응을 못 하지 않는가 하는 우려가 되는 장면이 연출됐다”며 운을 뗐다.

박 최고위원은 “홍영표 원내대표(국회 운영위원장)가 위기 대응에 임할 수 있도록 대처를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한국당은 호소를 무시하고 상당히 늦은 시간까지 위기대응 핵심인력들을 운영위에 붙잡아뒀다”며 “국민 안전에 제대로 된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박광온 최고위원도 “어제 운영위의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은 시민들의 성숙된 모습에 비하면 한참 부족했다”며 “왜 시민들께서 정치 전반에 대해 그렇게 불신하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장면이었다”고 지적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통해 “강원 산불이 크게 번지고 있는 와중에도 한국당 의원들은 ‘그래도 질의를 한 번씩은 해야 한다’며 청와대 재난 컨트롤타워인 정 안보실장을 국회에 3시간 넘게 붙잡아뒀다”며 “한국당은 강원도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을 향한 비판은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에서도 나왔다.

김정현 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정 안보실장을 밤늦게까지 잡아놓고는, 오늘 아침 부랴부랴 강원도 산불 현장으로 달려간 것은 청개구리 심보”라며 “황교안 대표는 무슨 낯을 들고 화재현장을 방문하는지 참으로 딱하다”고 말했다.

김동균 정의당 부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한국당은 자신들의 질문할 권리가 중요한가,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이 중요하느냐”며 “결국 한국당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보다 정쟁을 택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전날 운영위 상황에 대해 설명하며 “유감인 것은 심각한 상황임을 보고하고 이석이 필요하면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데, 그런 말이 없어 상황파악이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나 원내대표는 “(운영위) 회의가 정회했다가 오후 9시20분 속개하고 조금 시간이 지나고 난 뒤 이석을 요청했다”며 “(이전에) 저희에게 산불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로 인해 안보실장이 이석해야 한다고 양해를 구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오후 9시30분쯤 운영위원장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갑자기 ‘불이 났는데 (정 안보실장 등을) 보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저희는 심각성을 모르는 상황에서 길어야 30분 더 회의가 이어질 것이라 생각해 (회의장에 더 있기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각 당이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할 때”라며 “이런 재난마저 정치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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