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비로 써라”…정점식 후보 측근, 기자 매수 의혹 녹취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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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2일 0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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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점식 후보 페이스북
사진=정점식 후보 페이스북
경남 통영·고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 측 인사가 기자 매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관련 대화가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2일 해당 사건을 경남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한 통영 지역신문 ‘한려투데이’의 김숙중 기자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 기자는 먼저 정 후보 측 인사 A 씨에 대해 “재력도 갖추고 있고, 지역 법무부 산하 민간단체 회장도 오랫동안 하고, 또 전직 시장 측근으로 있으면서 지역에 여러 가지 영향을 미친 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선거 운동이 3월 21일 시작했다. 그리고 22일 날 저녁 A 씨가 전화를 해서 ‘한번 찾아와라’, ‘토요일인 23일 오전 중에 와라’라고 했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분이었다. 그래서 오전 중에 제가 찾아갔었다”고 밝혔다.

이어 A 씨의 음성이 담긴 녹취파일이 공개됐다. 녹취파일에서 A 씨는 “정점식이 내가 모시는 지청장이다”, “나랑 특수관계다”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창원지방검찰청 통영지청 지청장을 지낸바 있다.

돈과 관련된 내용도 있었다. A 씨는 김 기자에게 “이거 잡비로 써라”, “이거 개인적으로 주는 거다”라고 말했다.

김 기자는 “A 씨가 대화 막판에 (기사를)호의적으로 써라 그런 취지의 내용을 이야기하면서 (돈을) 찔러 넣어줬다”며 “순간적으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더라. 돈 봉투를 줄지는 몰랐다. 이분이 카리스마가 대단한 분이신데 그 당시에는 좀 압도됐던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일주일 넘게 고민을 많이 했다. 후폭풍도 걱정되고, 가족도 걱정되고, 또 돈을 건넨 분에 대해서도 걱정을 했다”며 “그런데 자부심을 가지고 기사를 써 왔는데 이 돈을 받는 순간 내 영혼이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저 개인보다는 우리 지역이 앞으로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선거는 앞에 자유한국당 의원(이군현 전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돈 봉투를 주는 건 아니지 않느냐. 이런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역신문 ‘한려투데이’는 1일 오후 “정 후보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모 유력인사가 지역신문 기자를 매수하려다 선관위에 고발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정 후보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한려투데이 기사는 정 후보의 선거사무소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기사임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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