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북미정상회담 결렬 예측?…“北, 비핵화 의사 없다” 인터뷰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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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2월 28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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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전(前)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뉴스1
태영호 전(前)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태영호 전(前)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은 비핵화 할 의사가 없다”고 밝힌 인터뷰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태영호 전 공사는 28일(한국 시간) 오전 보도된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를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면서 “그가 정상회담을 하는 주된 목적은 첫째 시간을 벌기 위함이고, 둘째는 제재를 완화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핵보유국 지위를 갖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는 북핵 위험에 가장 노출되어 있는 국가에 대해 “한국이다”라면서 “김정은은 자신의 독재 정권이 계속 유지되길 원한다. 북한 사회를 통치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북한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 한국은 존재만으로도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한국이 한반도 이남에 국한되길 원하며 그것이 그의 첫 번째 목표”라며 “한국과의 군사적 균형을 원하는 김 위원장이 북한군이 현대식 탱크와 총을 구비할 여력이 되지 않고 이에 따라 (한국과의) 군사적 불균형은 북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핵무기는 한국과 균형을 맞출 유일한 수단”이라고 했다.

또한 태 전 공사는 북한은 무기를 통해 사회를 하나로 뭉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게는 북한을 하나로 뭉치게 할 도구가 필요하다. 북한 경제는 실패했다. 북한 복지도 실패했다”며 “다수의 북한 주민은 현재 북한의 체제와 이념에 대해 믿지 않고 있다. 따라서 그는 현재 북한이 안고 있는 모든 문제를 정당화하기 위해 핵무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 위원장이 이란 등에 핵 기술을 수출한 자금으로 핵무기 기술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제 감시를 받고 있는 이란은 핵물질을 생산하기 어렵지만, 그들에겐 핵무기를 살 돈이 있다. 이란과 북한이 핵무기를 거래하는 걸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하며 “김 위원장은 핵무기를 수출해 마련한 자금 중 일부를 경제발전에 사용한 뒤 핵무기를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사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북한에서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조적으로 김 위원장은 매우 촘촘한 네트워크를 통해 주변을 감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모든 공직자는 한아파트에 살아야 할 정도로 북한의 통제 체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라며 회의적으로 진단했다.

한편, 제2차 북미정상회담은 합의문 없이 결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완전한 제재 해제 요구를 미국이 수용할 수 없고, 북한이 제안한 영변 핵시설 폐기 수준을 넘어서는 완전한 비핵화를 원했으나 김 위원장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협상 결렬 이유를 설명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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