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5·18 망언’ 비판에 광주 민주화 원로 “국민이 힘 얻어”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20일 1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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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순례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 文대통령에 각별한 인사
자리 착석과 동시에 '5·18 망언 비판' 대통령 발언 화두로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진상규명을 위해 30년 넘게 싸워왔던 안성례(82)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이 문재인 대통령 앞에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안 전 관장은 20일 문 대통령의 초청으로 다른 13명의 5·18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단체장 및 광주 시민사회 원로들과 함께 청와대를 찾았다.

안 전 관장은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특별히 개별 안내를 맡을 정도로 광주민주화 운동 역사에 상징적인 인물이다.

1980년 5월 당시 광주기독병원 간호사로 근무했던 안 전 관장은 수많은 광주시민들을 치료한 것을 계기로 이후 세월을 진상규명을 위해 헌신했다.

안 전 관장은 2006년 목숨을 잃었거나 씻기 힘든 상처를 간직한 자식과 남편을 둔 어머니·아내들과 함께 광주 동구 장동에 ‘오월어머니집’ 개관해 초대 관장을 지냈다.

문 대통령도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 시절 광주를 방문할 때마다 오월어머니집을 들를 정도로 안 전 관장을 살뜰히 챙기곤 했다. 이날 오찬에서도 문 대통령의 한쪽 옆자리는 안 전 관장 몫이었다.

문 대통령이 시계 방향 순서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안 전 관장은 다른 참석자들의 인사가 끝날 때까지 지켜봐야 했다.

환한 미소를 머금고 행사장에 들어온 문 대통령은 어르신들에게 각별한 예우를 갖추며 악수와 인사를 건넸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 차례인 안 전 관장과 두 손을 맞잡고 인사한 뒤, 친근감의 표시로 자신의 왼손으로 안 전 관장의 등을 살짝 감싸기도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화두가 된 것은 이틀 전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 때 자유한국당의 ‘5·18 망언’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문 대통령은 “국회와 정치권 일각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남파되었다는 등의 주장을 하며 왜곡하고 폄훼하는 것은 우리의 민주화의 역사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자 결국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나라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이러한 메시지는 2017년 5월 대통령 당선 직후 처음 맞이한 5·18 민주화운동 37주년 기념식 기념사와 다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당시 기념사에서 “여전히 우리 사회의 일각에서는 오월 광주를 왜곡하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다”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역사를 왜곡하고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왜곡·폄훼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한 바 있다.

안 전 관장은 이러한 문 대통령을 잘 이해하고 있는 듯 오찬이 시작되기 전에 관련 대통령 발언을 언급하며 “국민이 힘을 얻었다”며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쑥스러운 듯 옅게 미소 지으며 “네”라고 짧게 답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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