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수 “‘영수증 이중제출’ 국회의원 26명, 일종의 비자금 조성한 것”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2월 5일 09시 36분


코멘트
하승수 페이스북
하승수 페이스북
같은 영수증을 국회 사무처와 선거관리위원회에 이중으로 제출해 예산을 타 낸 의혹을 받는 국회의원 26명의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회계상 실수"라는 일부 의원의 해명이 나오자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앞서 하 공동대표는 4일 서울 중구 성공회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원 26명이 영수증을 이중으로 제출해 관련 비용을 덤으로 챙겼다는 의혹이 있다며 이들의 명단을 공개했다.

하 공동대표는 5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서 "정치자금으로 이미 지출한 걸 영수증을 제출해서 국회사무처에서 별도로 돈을 받아낸 것"이라며 "그때부터 그 돈은 사실 그냥 개인 돈이 된 거다. 일종의 비자금을 조성한 거라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 사무처에 청구할 때는 정책자료 발송비라는 명목으로 청구했는데 그 돈이 이제 개인계좌로 들어오고 사실은 이게 정책자료 발송비는 이미 정치자금계좌에서 지출이 됐기 때문에 뭐 업체에 또 돈을 줄 순 없는 것이지 않냐. 그러면 그 돈은 당연히 일종에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어떤 용도로든 쓸 수 있는 비자금이 되는 거다. 그래서 저는 쉽게 이해하면 이 사건은 국민 세금을 빼돌려서 비자금을 조성한 거다, 뭐 이렇게 개념정리를 하면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국회의원 26명 명단에 포함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전날 "돈이 나간 곳과 들어온 곳이 다른 것 뿐이고 둘 다 공금계좌다"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선 "정치자금 계좌는 공적인 계좌가 맞는데 자기들 의원실 운영경비라고 하는 계좌는 공적인 계좌라 볼 수 없다. 왜냐하면 그 계좌내역은 전혀 보고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리고 그 계좌로 들어온 돈은 그냥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실제로 어디다 쓰는지 전혀 밝혀지지 않고 있고. 그래서 제가 비자금 조성 사건이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국회 관계자들이 '그동안 계속 관행이었다'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선 "당연히 국회에서 그동안 이렇게 돈이 지출되고 있었다는 정보자체가 공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정치자금 지출 내역은 공개가 되는데 국회 쪽에서 지원되는 돈은 공개가 안 되다 보니까 당연히 그런 의혹이 있었을 것. 공개가 안 되니까 이 돈을 받아서 인마이포켓(In my pocket·횡령)을 해도 모르겠지, 이런 유혹이 있었을 거라고 본다. 그렇지만 중요한 사실은 똑같은 유혹이 있었을 텐데 또 상당수 국회의원들은 정확하게 원칙을 지켰다는 거다. 그래서 정치자금에서 지출한 걸 사무처에서는 절대로 예산지원을 요청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한편 하 공동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후 공인회계사로 일하다가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시민운동에 발을 담갔다. 참여연대 납세자운동본부 실행위원장을 지내다 2006년 제주대 법학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부임해 학생들을 가르쳤다. 2009년 대학을 그만두고 지역활동,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다 현재는 부정부패를 감시하는 시민단체 '세금도둑잡아라'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