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서 열린 한반도 중심 미사…文대통령 “기필코 평화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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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8일 02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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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60여분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 참석…미사 직후 연설
파롤린 국무원장 “한반도에 ‘평화’란 단어 울려퍼지게 기도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하고 미사 직후엔 특별미사에 대해 연설(기념사)했다. 한 나라 정상의 바티칸 미사 참석 및 연설은 “특별하고 예외적인 일”이라고 교황청측은 전했다. 이번 미사와 연설은 생중계됐으며 한국어가 주가 돼 진행되면서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당일 오후 6시께 부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추기경)이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에 참석해 미사를 드렸다. 교황청의 국무총리격인 파롤린 국무원장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경우는 드문 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내외는 독실한 가톨릭(천주교) 신자로, 문 대통령의 세례명은 디모테오(하느님을 공경하는 자), 김 여사의 세례명은 골롬바(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이다.

문 대통령 부부가 기도의 문을 지나 자리에 착석하자 성가인 ‘기쁨과 평화 넘치는 곳’, ‘평화를 주옵소서’가 연주되며 미사가 시작됐다. 미사는 시작 예식에 이어 파롤린 국무원장의 강론이 있는 말씀전례와 함께 Δ성찬전례Ⅰ Δ성찬전례Ⅱ(감사기도 제2양식) Δ성찬전례Ⅲ(영성체 예식) Δ마침 예식 순으로 총 60여분간 진행됐다.

미사 과정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은 틈틈이 한국어를 언급해 눈길을 모았다. 시작 예식 때 파롤린 국무원장은 참회 순서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시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이외에도 그는 마침 예식 전 “한반도의 평화를 빕니다”라고 한국어로 말했다. 미사 강론 또한 파롤린 국무원장이 “하느님 아버지께 정성된 마음으로 기도합시다”라는 내용의 첫 문단만 이탈리아어로 언급하고 나머지는 우리나라 서울대교구 장이태 신부가 한국어로 낭독했다.

이같은 일명 ‘한반도 중심’ 미사는 교황청측의 배려로 전해졌다. 미사 참석자 대부분이 타국 참석자일 경우, 해당국에 맞는 언어 등의 배려가 이뤄지는 것이다.

강론에서 파롤린 국무원장은 “주님께서 참된 생명과 충만한 기쁨을 찾는 사람의 마음속에 선사하시는 평화는 모든 것을 새롭게 하는 부활의 권능에 십자가의 희생을 하나로 잇는 영적인 신비”라며 “이 저녁, 우리는 겸손되이 역사와 인류의 문명을 다스리시는 하느님께 우리의 시선을 들어올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다시 한 번, 하느님께 온 세상을 위한 평화의 선물을 간청하고자 한다”며 “특별히 오랫동안의 긴장과 분열을 겪은 한반도에도 평화라는 단어가 충만히 울려퍼지도록 기도로 간구하자”고 했다.

문 대통령은 미사 직후, 미사에 관한 기념사를 10여분간 했다.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통해 한반도를 향한 평화의 기도는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문 대통령은 “오늘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올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는 남북한 국민들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인 모두의 가슴에 희망의 메아리로 울려퍼질 것”이라며 “평화를 염원하는 우리 국민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우리의 기도는 현실 속에서 반드시 실현될 것”이라며 “우리는 기필코 평화를 이루고 분단을 극복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주교황청 대사관저에서 파롤린 국무원장과 2시간에 걸쳐 만찬을 갖고 미사에 대한 소회,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등을 주제로 환담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번 미사에는 주한교황대사를 역임한 몬테리시(Monterisi) 추기경 및 시노드(세계주교대의원회의) 참석을 위해 로마를 방문 중인 유흥식·조규만·정순택 주교가 참석했으며, 또 130여명 이상의 한인 신부들이 파롤린 국무원장과 함께 이번 미사를 공동 집전했다.

이외에 아씨시에 있는 프란치스코 전교 수녀회 수녀 6명, 소프라노 성악가 조수미씨,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여·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부인), 박용만 말타기사단 한국대표, 정의철 한인신학원 원장 등이 미사에 함께 자리했다. 뉴트 깅리치 전 의장의 경우, 현재 정계에서 은퇴했지만 미국 공화당의 실력자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당선에 기여한 측근으로 꼽힌다.

또 최종현 주이탈리아대사 및 유혜란 주밀라노 총영사를 비롯해 로마 및 밀라노 한인회 간부와 민주평통자문위원들, 김경석 전 주교황청대한민국대사 내외도 참석했다.

이번 미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미사경본은 바티칸 대축일 수준의 경본으로 한국어와 이탈리아어로 제작됐다. 여기에는 바티칸 출판사의 적극적 협조가 있었단 전언이다. 미사 경본의 표지 성화 제목은 ‘평화’로, 심순화 가타리나 화백이 그린 것으로 전해졌다. 2006년 베네딕토 16세 교황께 봉정됐다.

아울러 미사 과정의 제1독서, 보편지향기도, 예물봉헌 등 미사 봉사자는 한인성당의 신자들이며 미사 성가대 또한 대부분 한국에서 성악을 전공하고 로마에서 유학 중인 성악가들로 구성됐다 한다. 연주자 역시 전문 연주자들로 꾸려졌다.

(바티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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