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권단체 “김진태, ‘정치 동물쇼’…벵갈 고양이 출처·보호처 밝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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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0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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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정부세종청사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해 질의를 위해 고양이과 벵갈고양이를 가져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0일 정부세종청사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대전동물원 퓨마 사살 사건과 관련해 질의를 위해 고양이과 벵갈고양이를 가져왔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동물권단체 동물해방물결은 10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국정감사장에 벵갈 고양이를 데리고 나온 것과 관련, “‘정치 동물쇼’를 몸소 실천한 김진태 의원은 벵갈 고양이의 출처와 보호처를 밝히라”고 촉구했다.

동물해방물결은 이날 성명을 통해 “오늘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난데없이 벵갈 고양이가 등장했다.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9월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퓨마가 탈출, 사살된 것에 대해 질의하는 장에 ‘깜짝 이색 증인’을 세우겠다며 데려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퓨마를 빠르게 사살한 당국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겠다며 또 다른 살아있는 동물을 철창에 가둬 전시한 김 의원의 작태는 사건의 본질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처사이자 동물 학대”라며 “퓨마 뽀롱이는 다른 수많은 야생동물과 마찬가지로, 오로지 인간에게 보여 지기 위해 자연에서 살 권리를 박탈당한 채 ‘동물원’이라는 폐쇄된 공간에 갇혀있었다. 김 의원이 오늘 국감장에 동원한 벵갈 고양이의 상황과 무엇이 다른가. 언론으로 보도된 사진에 의하면 해당 고양이는 낯선 환경에 잔뜩 겁에 질린 모습이 역력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건에 전혀 관계가 없는 벵갈 고양이를 언론에 예고까지 해가며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세운 김 의원의 작태는 이슈메이킹 또는 이미지 쇄신을 위해 살아있는 동물을 이용하는 ‘정치 동물쇼’에 불과하다”며 “사육장에 갇혀 정형행동을 보이는 동물의 영상을 틀거나 뜨거웠던 국민청원 현황을 공유하는 등 공감도를 높일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개식용 합법화 요구 집회에 살아있는 개를 끌고 온 육견협회, 유기동물 입양 홍보를 위해 유기견 ‘행복이’를 입양했다가 최근 파양 논란에 휩싸인 성남시청과 이재명 경기도지사에 이어, 살아있는 동물을 정치적 행사에 불필요하게 동원하는 구태한 돌발 행위에 또 한 획을 그었다”고 혹평했다.

아울러 “살아있는 동물인 벵갈 고양이를 ‘한 번 보시라’는 김 의원의 작태는 나날이 발전해온 한국 반려동물 문화를 우롱하는 처사”라며 “벵갈 고양이를 정치쇼에 동원한 김진태 의원은 이제 해당 고양이를 어디서, 어떻게 보호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낱낱이 밝히고, 마땅히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무조정실·총리비서실 국정감사에 벵갈 고양이를 데리고 나온 김 의원은 “9월 18일 남북정상회담 때 사살된 퓨마와 비슷한 것을 가져오고 싶었는데, 그 퓨마를 너무 고생시킬 것 같아 안 가져왔다”며 “동물을 아무 데나 끌고 다니면 안 되지 않나. 한 번 보시라고 저 작은 동물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지난달 대전 동물원에서 탈출한 퓨마가 사살된 사건을 두고 당국의 과잉 대응을 지적하기 위해 비슷하게 생긴 동물을 데리고 나왔다는 주장.

김 의원 측은 벵갈 고양이 등장을 예고하면서 “어렵사리 공수해 며칠간 닭가슴살과 참치 등을 먹였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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