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선언 싸고 노선갈등 노출… ‘물과 기름’ 바른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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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바른정당 출신 번번이 대립… 한국당 ‘보수단일 대오’ 내세워 손짓
차기총선 앞두고 ‘정계개편 불씨’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 문제를 두고 바른미래당의 고질적 노선 갈등이 다시 노출되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올 2월 안철수·유승민 연합의 시너지를 기대하며 창당했지만 6월 지방선거 참패로 내홍을 겪은 데 이어 안보 및 대북관을 놓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들이 번번이 대립하면서 화학적 결합에 실패하는 모양새다.

앞서 8일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의원 워크숍에서는 판문점선언 비준동의 문제를 두고 촉발된 당내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총 후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동의는 필요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비준을 진행하는 게 낫다”는 어정쩡한 결론을 냈다. 이학재, 지상욱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판문점선언 비준동의를 요청하러 온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행사장에 들어오기 전 항의 표시로 자리를 떠나기도 했다. 당 안팎에선 “호남 지역구 의원을 주축으로 한 국민의당 출신과 보수 성향의 바른정당 출신 간 대북정책 및 안보관을 둘러싼 견해차가 창당 8개월을 지나고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갈등은 결국 차기 총선을 앞둔 야권의 정계개편의 불씨가 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에 대해 ‘조건부 협조’를 언급한 손학규 대표 등 당 지도부에 노골적으로 반기를 드는 걸 정계개편을 앞둔 명분 쌓기 아니냐고 해석하는 사람들도 있다. 여기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에 참여한 전원책 변호사 등이 잇달아 ‘보수단일 대오’를 강조하면서 바른미래당에 손짓을 하고 있는 것도 당 내분을 부채질하고 있다. 손 대표가 여러 경로로 전 변호사의 언급에 불편한 심기를 피력했지만, 전 변호사는 ‘양당제’에 대한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의 대주주 두 명이 당무에 손을 떼고 있어 혼란을 정리할 주체가 없다. 안철수 전 대표는 독일로 떠났고, 유승민 의원은 당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지 오래됐다”며 한숨을 쉬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판문점선언#노선갈등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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