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이해찬 대표 되면 또 불통 지도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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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당권주자 인터뷰-송영길 의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기호 1번인 송영길 의원이 7일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유세 포즈였던 ‘엄지 척’을 재현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 기호 1번인 송영길 의원이 7일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유세 포즈였던 ‘엄지 척’을 재현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추미애 대표는 청와대, 국회의원, 당원, 야당과 소통이 안 되는 ‘4불통(不通)’이다. 이해찬 의원이 대표가 되면 그런 구조가 승계돼 ‘제2의 불통 지도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고 있는 4선의 송영길 의원(56)은 7일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 사무실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경쟁자인 이 의원을 겨냥해 이렇게 직격탄을 날렸다. 이를 들은 기자가 “그대로 보도해도 되느냐”고 묻자 “두 분이 ‘원 팀’이라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아니냐”며 개의치 않겠다는 표정이었다. 25일 전대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기 위해 이 의원과 대립각을 세우겠다는 것이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현재의 선거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나.

“확실한 2등으로 1등인 이 의원을 추격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15일 광복절을 기점으로 1위에 근접해 접전을 만들겠다. 최재성 의원 등이 낸 당 혁신 방안을 적극 수용하기로 했고 (정책 연구 모임) ‘더 좋은 미래’ 소속 의원들과도 만나 젊은 의원들의 마음을 모아가고 있다.”

―문재인 정부와 당의 지지율을 지키는 데 당 대표의 역할은 무엇인가.

“국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다. 국민과 소통하고 그들을 대변하면 지지율은 오른다. 적폐세력의 부당한 공격에는 강하게 맞설 것이지만 일반 서민들, 국민들의 불만을 모두 적폐세력의 선동으로 치부해 버리면 지지율은 떨어진다. 열린 자세로 국민을 구분하지 않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이 의원은 다음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며 배수진을 쳤다.

“2년 뒤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분과 미래가 있기 때문에 총선에서 승리해야 하고 문재인 정부도 성공시켜야 하는 사람 중 누가 더 열심히 하겠나.”

―이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자신이 ‘특수 관계’라고 한다.

“문 대통령에게 이 의원은 부담스러운 대표라고 확신한다. 지난해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 총괄선거대책본부장으로서 (대통령과 이 의원의 관계를) 옆에서 지켜봤다. 내가 4선 의원이지만 이 의원에게는 전화하기가 쉽지 않다. 직접 소통이 어려운 분이다.”

―김진표 의원은 자신이 야당과 협치를 하는 데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내가 적어도 김 의원보다는 협치를 잘할 수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 바른미래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손학규 전 의원 등과 경쟁하려면 학생·노동·민주화운동을 해본 경험과 토대가 있어야 한다. 김 의원은 관료 출신으로 당의 외연 확장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고 싸워왔던 민주당의 정통 깃발과 중심 가치를 지키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야당과의 협치를 어떻게 풀려고 하나.

“연정은 대통령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기본적으로 청와대와 긴밀히 협의하되 당이 주도해 야당 지도부와 합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야당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했던 그룹까지는 함께할 수 있다는 전제에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020년 총선에서 전략공천을 폐지할지 여부가 당내에서 큰 관심사다.

“전략공천을 폐지하면 어떻게 총선을 이길 수 있겠나. 청년, 여성 공천은 어떻게 하나. 전략공천 문제는 당 대표가 ‘자기 사람 심기’로 남용해 전횡을 저지를 때 발생한다. 문재인 대표 시절 만든 당헌당규를 제대로 지켜 1년 전에 투명한 공천 룰을 확정해 당 지도부가 전횡을 휘두를 여지를 차단하겠다.”

―당의 미래를 어떻게 구상하고 있나.

“민주당의 미래는 정권을 재창출하는 것이다. 미래의 청년, 여성 세대를 키우는 일이 이번 당 대표의 소임이다.”

유근형 noel@donga.com·박성진 기자
#송영길#이해찬#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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