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공모’ 회원 “드루킹, ‘기득권 될수 있다’ 비전 제시…정치권 ‘줄’ 필요했다”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4월 16일 09시 19분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에서 활동했던 한 회원이 16일 이 모임의 실체에 대해 설명했다.

경공모는 불법 댓글조작 활동을 하다 구속된 김모 씨(49 온라인 닉네임 ‘드루킹’)가 만든 모임이다. 회원 수가 약 2500명이었으며, 1000여 명이 적극적으로 활동했고, 특히 500명 가량은 주기적으로 오프라인 모임도 가졌다.

3년 가량 경공모에서 활동했었다는 A씨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오프라인 모임은)주로 드루킹 강의가 주였고. 가끔씩 명사들 초청 강연도 있고 했었다. 강의마다 주제가 좀 달랐고. 정치 현황에 대해서 드루킹이 일반인들 시각에서 알기 쉽게 풀어주는 그런 강의들이었다. 일반인들이 좀 접하기 힘든 정치인들을 좀 자주 만나는 듯한 그런 이야기를 하면 호감이 많이 가고 그런 강의였다. 동양철학 또는 우주사상. 이런 쪽의 좀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공모’ 의미에 대해선 “이름에 경제를 붙인 건 외부에다가 동양철학 이런 걸 붙일 수는 없지 않겠냐. 그래서 실제로는 철학 정치 이런 부분들을 주로 강의 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주철학 이런 강의가 일반인들은 좀 황당할 수도 있겠지만 좀 들어보면 쉽게 빠져들고 흥미를 끌게 한다. 예를 들면 ‘옛날 예언서에 우리 경공모 조직이 등장을 하고 선택을 받게 된다’ 이런 내용들, 그런 글귀를 제시 한다”며 “동양철학 외에도 다른 것들이 우리 조직 내에서는 존재를 하는 거니까 예를 들면 정치 성향이라든지 경제 민주화 문제 이런 것들은 교집합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본적으로 그 성향은 진보적인 성향이고. 민주시민이라고 자칭을 한 사람들이고 깨어 있는 사람들이라고 자처하는 사람들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등급이나 좀 높은 회원들은 예의를 갖춰서 추장님이라고 부른다. 등급이 노비 신분은 신입 그냥 신입 회원인 거다. 걔는 천한 신분이다 그렇게 해 가지고 등급을 여러 단계로 나누고 그렇게 시작을 하고 등급이 좀 높아지면 우주 이런 식의 등급이 된다”고 말했다.

댓글 작업에 대해선 “모임 차원의 댓글작업은 2017년 대선 전후로 했다”며 “정권을 놓친 데에 대한 부분을 저희가 절감 하는 부분이 있었고, 그런 부분들을 우리가 해야 되겠다, 그런 인식이 내부에서 모두가 다 공감을 하는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다만 매크로(추천수 조작 프로그램)를 동원한 것에 대해서는 “그런 표어성을 대두시킨 건 작년 말부터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며 “거기에서는 의견이 많이 상충이 있었다. 회원들 간에도. (매크로 작업은)강요한 것은 아니고 자발했던 사람들이 소수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은 아마도 선거 후에 욕심이 있으신 분들이 아닌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ID가 600개라는 건 이런 인원이 600명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한 사람이 ID를 10개, 20개씩, 그게 아마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대선 때까지 문재인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던 드루킹이 왜 갑자기 비판으로 돌아섰냐?는 질문에 “어쨌든 드루킹도 우리 사이에서는 최고권력자다”며 “경제적인 공진화가 되고 민주화가 됐을 때에는 우리도 대기업에 취직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기득권이 될 수 있다, 그런 비전 제시도 하고. 그렇게 하려면 대부분 정치권에 줄을 대야지 빠른 방법이 되는 거다. 김경수 의원 또는 다른 의원이 제일 빠른 길이라고 판단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선 끝나고도 연락이 안 된다고 누차 이야기를 했다. 그러니까 비판으로 돌아선 거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 되고 난 후에 드루킹은 (자리를 달라고)요구를 했다. (김경수 의원)보좌관을 통해서 그런 불만 토로를 여러 차례 했던 걸 기억 하고 있다”며 “뭔가 먹히지도 않으니까, 읽지도 않은데 연락도 안 되고 이런 식의 반응은 채팅방에서도 있고 그랬다”고 밝혔다.

현재의 상황에 대해서는 “카페는 공식적으로 다 폐쇄가 됐고. 활동이 많은 분들만 채팅방으로 선동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 인원이 한 500명 정도 된다”며 “비밀결사라고 이야기를 한다. 그러니까 조직 내의 배신자는 끝까지 쫓는다. 이게 공공연하게 이야기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