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를 향한 질주, 총탄도 막지 못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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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 JSA 귀순병 CCTV 공개

자유를 향한 필사적인 질주…. 22일 공개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의 폐쇄회로(CC)TV 영상은 사선(死線)을 다룬 한 편의 영화 필름 그 자체였다. 군용 지프를 몰고 군사분계선(MDL)을 향하던 북한군 병사(오모 씨·25)는 북측 검문소를 돌파하자 한낮임에도 헤드라이트를 켰다. 남측에 보내는 ‘귀순의 사인’이었다. 그러나 MDL을 코앞에 두고 하필 지프는 배수로에 빠졌다. 액셀을 밟았지만 야속하게도 헛바퀴만 돌았다. 권총과 소총으로 무장한 북한군 추격조가 몇 발짝 뒤까지 쫓아와 그대로 포위될 상황. 지프 문을 박차고 미끌미끌한 낙엽 위로 내달리는 북한군 병사에게 10여 초간 40여 발의 총탄 세례가 쏟아졌다. 추격조 1명은 MDL을 넘기까지 했다. 5발을 맞은 북한군 병사는 남측 자유의집 부속 건물 담장 아래 널브러졌고, 총격은 멎었다. 이후 한국군 JSA 대대장을 포함한 대원 3명에 의해 구조되기까지 40분은 짧지만 너무도 길었다. 유엔사는 북한 추격조 1명이 MDL을 침범했고, MDL 이남으로 총격을 가한 것은 명백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군 JSA 대원들이 급박한 상황에서 현명하고 적절하게 대처했다고 평가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jsa#귀순병#cc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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