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미사일개발에 20년간 25억달러 사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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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판 커버스토리]6차례 핵실험 3000만달러 추산… “인력-자원 자체동원 비용 줄인듯”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양산에 쓴 비용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북한 체제의 폐쇄성으로 기술 수준과 인력·시설 현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가 없기 때문이다.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은 다른 나라의 핵·미사일 개발 사례를 참고해 개략적으로 추산하고 있다.

북한은 2006년 1차 핵실험 이후 핵개발에 총 11억∼15억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2006∼2014년 미국산 옥수수 가격이 t당 평균 172달러였음을 감안할 때 640만∼870만 t을 구입할 수 있는 금액이다. 북한의 1년 반 치 식량에 해당한다. 한 차례 핵실험 비용은 약 500만 달러로 국가정보원은 추산한다. 9월 3일 6차 핵실험까지 총 3000만 달러가 함북 풍계리 지하에서 ‘핵 폭죽’으로 날아간 셈이다. 또 △핵시설(핵연료 제조 공장 등) 건설에 6억∼7억 달러 △고농축우라늄(HEU) 개발(원심분리기 제작 등)에 2억∼4억 달러 △핵무기 제조(핵무기 설계 및 제조) 1억5000만∼2억2000만 달러 △핵융합 연구로 설계 및 제작에 1억∼2억 달러 등이 들어간 것으로 군 정보 당국은 보고 있다. 대부분의 인력과 자원을 자체적으로 동원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을 감안할 때 실제 비용은 예상보다 낮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사일 개발 비용도 최소 10억 달러가 넘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 말 ‘김정은 집권 5년 실정 백서’를 통해 김정은 집권 이후 5년간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3억 달러를 쓴 것으로 추정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이나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사진)의 경우 기당 가격이 100억 원을 웃돌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 북한은 중동국가에 수출한 스커드 미사일(단거리)과 노동 미사일(준중거리)의 기당 가격은 100만∼200만 달러로 알려졌다. 또 한국형 발사체(KSLV-Ⅱ) 개발 비용(시험시설 제외)이 1조5000억 원이고, 화성-14형의 제원이 KSLV-Ⅱ의 3분의 1인 점을 고려하면 추진체 개발 등 총 개발비가 5000억 원 선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상의 분석을 종합하면 북한은 20여 년간 핵·미사일 개발(양산비용 제외)에 총 23억∼25억 달러(약 2조6000억∼2조8350억 원)를 쓴 것으로 볼 수 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북한#핵#미사일#개발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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