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아들같이 생각하고 했다”… ‘공관병 갑질’ 대장 부인의 변명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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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검찰 출석하며 의혹 부인… 박찬주사령관 8일 피의자신분 조사
軍, 수사 위해 새 보직 부여 검토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의 부인 전모 씨가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의 부인 전모 씨가 7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검찰단에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공관병 대상 갑질 의혹의 당사자인 박찬주 육군 제2작전사령관의 부인 전모 씨가 7일 군 검찰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전 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가 박 사령관 부부를 둘러싼 각종 갑질 의혹을 최초로 폭로한 지 7일 만이다.

전 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에 위치한 국방부 검찰단 건물 앞에 도착했다. 검은색 그랜저 차량 조수석에서 내린 전 씨는 몰려든 취재진을 의식한 듯 챙이 넓은 모자를 써 얼굴의 반 이상을 가린 모습이었다. 전 씨는 ‘썩은 토마토나 전(부침개)을 맞은 공관병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며 부인했다.

박 사령관이 공관병들에게 “내 아내는 여단장급이니 예의를 갖춰라”고 호통 쳤다는 군인권센터의 폭로 내용을 언급하며 ‘본인이 여단장급이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묻자 전 씨는 “아니다. 절대 아니다”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전 씨는 갑질 피해자인 공관병들에겐 “제가 잘못했다. 그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형제나 부모님께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그냥 아들같이 생각하고 했다”고 변명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인터넷 포털 등을 통해 전 씨의 출두 장면 및 인터뷰가 담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박 사령관 부부가 공관병들을 부를 때 쓴 손목시계형 호출기를 언급하며 “당신은 아들에게 전자팔찌를 채우고 노비처럼 부리느냐”고 비난했다.

박 사령관은 대장급 인사가 단행될 것으로 알려진 8일 국방부 검찰단에 나와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그러나 8일 대장급 인사로 신임 2작전사령관이 임명되면 보직이 없어지는 박 사령관은 군 인사법에 따라 자동 전역하게 돼 더 이상 군 검찰이 수사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박 사령관을 계속 군에 두고 수사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군은 박 사령관의 전역을 일정 기간 연기할 수 있도록 사실상의 새로운 보직을 주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갑질 파문의 당사자에게 세금으로 대장 월급을 계속 지급해야 하는 새로운 문제가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대장급 인사는 지난해 9월 임명돼 아직 임기가 남은 엄현성 해군참모총장 등을 제외한 합참의장, 육군참모총장, 공군참모총장 등 대장 직위 6, 7개를 대상으로 단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사는 합참의장에 공군이나 육군 중 육군사관학교를 나오지 않은 ‘비육사’ 인사가, 각군 참모총장 등 다른 직위에도 비사관학교 인사가 상당수 임명되는 등 파격 인사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박찬주#공관병 갑질#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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