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미사일공장 옆 시멘트 바닥서 발사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8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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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北 ICBM 발사과정 보고
공장보관 미사일 옮겨 곧바로 쏴… 이동 노출 안돼 한미 감시 따돌려

북한이 지난달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2차 도발을 감행한 장소는 자강도 진천군 무평리에 있는 탄도미사일 병기창인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31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번 ICBM급 2차 발사는 자강도 내 미사일을 제작하는 병기공장에서 이뤄졌다”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정보위원은 “병기공장 옆에 시멘트 바닥으로 된 공간이 있었다”면서 “공장에 보관돼 있던 미사일을 이곳으로 옮긴 뒤 지상 거치식 발사대에 세우고 바로 발사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 감시의 눈을 따돌리고 도발 시간과 장소를 철저히 숨길 수 있었던 이유다. 북한은 기존에는 병기창에 보관된 미사일을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어 발사대가 있는 다른 지역까지 옮겨온 뒤 도발을 감행해 왔다.

북한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5월 14일 북극성-2형(KN-15)을 비롯해 모두 다섯 차례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나 자강도 무평리 지역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4일 ICBM급 1차 도발은 평안북도 구성시 방현비행장 인근에서 이뤄졌다.

국제사회는 이번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를 포착하고 구성 일대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북한은 최근 이 일대에서 탄도미사일을 실은 TEL의 움직임과 관측레이더 가동 징후를 미 정찰위성 등에 잇달아 노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도발은 구성에서 동쪽으로 약 130km 떨어진 자강도 병기공장에서 감행했다. 한 정보위원은 “병기공장 바로 옆에서 발사하다 보니 사전에 도발 시간과 장소를 포착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강도에는 TEL 생산 공장을 비롯한 군수시설과 전략 탄도미사일 보관시설, 미사일 부대 등이 밀집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북한#미사일#문재인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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