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 “고액 자문료 송구… 액수 많아 나도 깜짝 놀랐다”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9일 03시 00분


코멘트

[문재인 정부 장관 인사]인사청문회서 사퇴 압박 일축

“잘 부탁합니다” 허리 굽히고 두손으로 악수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 오후 질의가 시작되기 전 허리를 깊이 숙이며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잘 부탁합니다” 허리 굽히고 두손으로 악수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오른쪽)가 2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인사청문회 오후 질의가 시작되기 전 허리를 깊이 숙이며 무소속 이정현 의원과 악수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음주운전과 고액 자문료 등에 대해 일부 “깊이 반성하고 있으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고액 자문료 논란과 관련해서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액수가 많아) 저도 깜짝 놀랐다. 오로지 방산 수출을 위한 자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송 후보자의 음주운전 전력과 고액 자문료 수수 의혹 등에 집중했다.

송 후보자는 법무법인과 방산기업으로부터 고액 자문료를 받은 의혹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먼저 월 3000만 원의 급여를 받은 것에 대해 “저도 깜짝 놀랐다”며 “일반 서민이나 국민들 눈높이에 맞지 않는 고액의 연봉을 받은 것에 대해 정말 저 스스로도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 금할 수 없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송 후보자는 명분을 내세웠다. “전관예우가 아니라 오로지 방산 수출을 위한 자문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무법인 율촌에서 자문료를 받은 데 대해서는 “영국과 프랑스 같은 방산 선진국에 오르기 위해서는 우리가 원천 지식을 가져야만 하는 것으로 믿었다”며 “법률적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데 의견을 제시해달라고 해서 자문 요청에 응했다”고 소명했다. 이어 “앞으로 후배 장성들이 이런 일을 하겠다고 한다면 적극 권해서 더 직업을 보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싶다”고 밝혔다.

청문회에서는 음주운전 전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은 “(음주운전 전력을 은폐하기 위해) 경찰을 돈으로 매수해 (사건 관련 서류를) 손으로 찢어버렸다는 제보가 있다”며 “완전범죄를 위해 은폐·파쇄·증거 인멸을 시도했다. 청문회가 아니라 수사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에 송 후보자는 “26년 전 젊은 시절 한순간의 실수를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진해경찰서에서 음주측정을 받았고, 이후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금품을 제공했다거나 은폐하려는 시도가 있었거나 의혹 사례가 한 번이라도 있다면 군인의 길을 성실히 걷던 사람으로서 절대 그런 일은 없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송 후보자는 ‘혈중알코올농도 0.11%가 나오면 면허 취소라는 사실을 몰랐느냐’는 질문에는 “그 당시에는 몰랐다”고 답했다.

김 의원의 추가 음주운전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제가 분명히 운전하지 않았고 제 동기생이 본인의 차로 운전을 하다 사고가 난 것”이라며 사실무근임을 강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사실이 아닌 것을 가지고 무차별적으로 폭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동기가 한 것을 후보자가 한 것으로 공격해서 후안무치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를 위해서 용퇴를 고민할 시점”이라며 자진사퇴를 압박했다. 이에 대해 송 후보자는 “고민은 많이 했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저의 진실과 정직함을 말씀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며 자진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송 후보자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국회 비준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고려할 사항이 많다. 비준 동의냐 아니냐라고 단순하게 답변하기 어렵다”면서 “즉답을 못 하는 것은 고려 사항이 많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서는 “국방개혁을 완전히 다시 설계한 다음 (군사력이) 웬만큼 수준을 갖췄을 때 환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국군의 의지가 앞서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송 후보자는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이 북한 핵·미사일에 대비해 필수 대응 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지 않아도 전작권 전환을 할 것인가’라는 무소속 이정현 의원의 질문에는 “안 된다”라고 답했다.

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가슴에 묻은 딸의 장례를 치른 다음 날 바로 부대에 복귀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묻자 송 후보자는 “작전은 항상 밤낮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송영무#청문회#문재인 정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