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美국방 “사드는 ’진짜 위협‘으로부터 한국 방어 위해 배치한 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3일 13시 05분


코멘트
사드 (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반입 등 사드 배치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미국이 미묘하게 충돌하는 듯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북한 위협에 맞선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국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드 발사대 추가 반입 보고 누락 문제 등과 별개로 한미간 합의를 이행하는 차원에서 사드를 조속히 배치해야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매티스 장관은 3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열리고 있는 제16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기조연설 후 참석자들의 질문을 받고 “가상의 위협으로부터 한국 국민을 지키려고 한반도 사드 배치를 선택한 것이 아니다”며 “이건(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위협) 진짜(real)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무기 실전배치 직전 단계에 있고 이를 운반할 탄도미사일 기술 역시 빠른 속도로 고도화되고 있는 만큼 사드 배치를 조속하게 완료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사드는 방어 시스템으로 한국을 방어하는 것”이라며 “문제의 원인은 북한으로, 북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했다. 중국을 향해 이번 사드 보고 누락 논란을 기회 삼아 사드 배치 철회를 재차 요구할 것이 아니라 사드 배치의 원인이 된 북핵 및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적극적으로 나서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앞서 기조연설에서 매티스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4월 미중 정상회담에서 “유관 국가들이 책임을 다하고 모든 국가가 힘을 합칠 때 한반도 비핵화 가능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언급하며 “우리 모두가 언행일치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며 중국의 대북 경제제재 강화를 압박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이 이날 “미국은 중국, 일본, 한국과 북핵 문제 해결 위해 노력할 것” “북핵 문제에 있어 중국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한다”고 말한 것도 대중 압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이날 매티스 장관은 북핵 및 탄도미사일 문제를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직면한 가장 심각한 문제로 거론하며 해결의 시급성을 재차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미국 안보 현안 중 최우선 과제이자 가장 임박한 위협으로 보고 국제사회에 문제 해결에 나서줄 것으로 촉구한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북한은 전략적 자산이 아니라 전략적 부채”라고 비판하며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은 모든 국가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직접적이고 즉각적인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상태가 그대로 방치돼서는 안 된다”며 “협력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에 대해 정권 교체도 안하고, 체제를 보장할 것”이라고 한 발언을 다시 언급하며 “군사적 수단도 사용할 수 있지만 먼저 외교·경제적 수단을 동원해 북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미국 국방장관이 2002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핵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논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기조연설을 한 호주, 프랑스 국방장관 및 일본 방위상 등도 일제히 북핵 문제 해결의 시급성 및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군 관계자는 “미국은 그동안 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에 큰 비중을 두고 북핵은 후순위로 다뤄왔다”며 “올해 샹그릴라 대화에서 매티스 장관이 북핵 문제 해결을 수차례 강조하고 참가국 장관들이 일제히 이 문제를 언급한 건 북핵 및 미사일 개발 상황이 그만큼 엄중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로 말했다.

싱가포르=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