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존경하는 스승, 분통 터져 쓴다”…김상조 제자 글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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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6월 2일 13시 43분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일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그의 제자가 쓴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김상조 교수 제자였던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2000년대 초반 한성대학교 교수인 김 후보자에게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그는 "교수님은 제 인생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이고, 제 가치관에도 가장 많은 영향을 주신 분"이라며 김상조 후보자와의 일화를 공개했다.

먼저 글쓴이는 김 후보자에 대해 "정말 물욕이 없는 분이다. 애초에 관심도 없는 사람이다"라며 "옷이나 신발 이런 거 관심도 없으시고. 당시에는 다 떨어진 가방 들고 다니셨는데, 대학원 때부터 쓰시던 거라 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김 후보자에게 "사회적 지위가 있는데 가방 꼴이 뭐냐고" 물으니 김 후보자가 "사회적 지위가 뭐냐"고 반문하더라고 전했다.

이어 "(경제개혁센터) 소장님이지 않냐"라며 사회적 지위를 감안해야 한다는 뜻을 전하니, 김 후보자는 웃으며 "맞긴 한데 그냥 대학원 때부터 쓰던 거라 편해서 쓴다. 이 가방이 뭐 어떠냐"고 받아쳤다고 했다.

글쓴이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늘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했다고 한다. 글쓴이가 "맨날 늦게 다니고 방송국 다니느라 바쁜데 차도 없냐"고 하자 김 후보자는 "학생 가르치는 사람이 뭐 차가 필요하냐. 이러고 다니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고 했다.

글쓴이는 "교수님의 카드 신고액이 \'0\'원이라는 걸로 사람들이 의심할 줄 몰랐다. 옆에서 잠깐만 지켜보면 이상하지 않다는 거 안다. 생활 내에서 돈 쓸 일이 없는 양반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 후보자가 종종 수업 중에 아내에게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다고 했다. 글쓴이는 "교수님이 공부하는 동안 부인이 뒷바라지를 했고, 자신은 마누라 등골 빼먹던 사람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교수님은 학생들이 보던 안 보던 강의 계획도 올리시고, 시험 감독도 본인이 직접 하시고, 시험 채점이 끝나면 이의 제기도 언제든지 하라고 하셨다. 그게 학생의 당연한 권리라고 하셨다"고 회상했다.

이어 "삼성이랑 소송하느라 한두 번 결강됐을 땐, 주말에 보강 계획을 잡았다. \'나는 교수로서의 의무가 있기 때문에 약정된 강의는 다 해야 된다\'라면서.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 힘드신 상황에서 원칙 지키려고 노력하신 거구나란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교수님은 누구보다 치열하고 정직하고 사회정의를 위해 힘쓰셨다"며 "자유한국당이 우리 교수님한테 이러고 다닐 수 있는 건지 분통이 터진다. 당연히 잘 하실 거라 믿지만 속상하다"며 글을 맺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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