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발부 소식에 눈물… 朴, 올림머리 핀 빼고 화장 지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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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지검 출발 16분만에 구치소 도착… 정문앞 “박근혜” “구속” 외침 엇갈려


31일 오전 4시 29분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태운 검찰 관용차 K7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지하주차장 입구를 빠져나왔다. 같은 날 오전 3시 3분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 1시간 26분 만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전날 오후 7시 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로 이동할 때처럼 차량 뒷좌석에서 여자 수사관 2명 사이에 앉았다. 체념한 듯 담담한 표정이었다. 전날 법원에 출석할 때와 달리 색조 화장이 지워진 핏기 없는 수척한 얼굴이 그대로 드러났고,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는 헝클어져 이마와 어깨로 머리카락이 흘러내린 채였다.

그 직전까지 박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 1002호에서 홀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기다리며 피 말리는 7시간 30분을 보냈다. 31일 오전 3시 3분 구속영장이 발부된 직후 박 전 대통령은 10분 가량 눈물을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검찰 관계자로부터 구치소 입감 절차 등을 안내받고 변호인과 면담을 했다. 또 구치소 입감 규정에 따라 색조 화장을 지우고 올림머리를 고정한 쇠핀을 뺐다고 한다. 구치소에서는 범죄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쇠로 된 물품을 몸에 지닐 수 없다.

박 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서울중앙지검 서문을 빠져나갈 때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친박근혜) 단체 회원 10여 명이 문 옆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박 전 대통령 구속에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같은 시각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은 구속 찬성 측과 이에 맞서는 친박 단체 시위로 혼잡했다. 구치소 정문 진입로 오른편의 친박 단체 회원들은 ‘박근혜’를, 반대편 구속 찬성 집회 참가자들은 ‘구속’을 외쳤다. 오전 4시 45분 박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구치소 정문으로 들어가자 친박 단체 회원들은 태극기로 얼굴을 감싸고 자리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한 여성 회원은 실신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허동준 hungry@donga.com·김하경 기자
#박근혜#영장발부#구속#구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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