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호남 홀대 없다” 총리기용 거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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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남서 “손 잡아달라” 호소… “내가 영남이니 총리부터 탕평인사”
안희정은 충청향우회서 세몰이… “충청 대망론이 대한민국 대망론”
민주 선거인단 모집 첫날 23만명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5일 당 경선의 첫 무대인 전남을 찾았다. 호남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12일 전북에 이어 사흘 만에 다시 호남을 찾은 것. 이날 모집이 시작된 민주당 경선 선거인단은 하루 동안 23만 명이 모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전남 여수, 순천, 광양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는 여수엑스포 박람회장에서 열린 동서창조포럼 간담회에서 “저는 영남 출신이기 때문에 총리부터 시작해 인사도 확실히 탕평 위주로 해서 ‘호남 홀대’는 말할 것도 없고 전국적으로 지역이 통합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호남 출신 총리를 약속한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지역 지지 모임인 ‘더불어포럼 전남’의 출범식을 갖고 세 몰이를 이어갔다. 그는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의식해 “어찌 보면 좀 염치없는 일일지도 모르지만 호남으로부터, 특히 전남으로부터 사랑받고 지지받고 싶다”며 “호남에서 다시 제 손을 잡아주신다면, 제가 호남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호소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대전에서 5선을 한 박병석 의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최근 지지율 약진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다.

안희정, 정운찬과 악수 안희정 충남도지사(오른쪽)와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왼쪽)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충청향우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안희정, 정운찬과 악수 안희정 충남도지사(오른쪽)와 동반성장연구소 정운찬 이사장(왼쪽)이 1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충청향우회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이에 맞서 안 지사는 이날 충청 민심 다지기에 나섰다. 이날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충청향우회 중앙회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그는 “우리가 꿈꾸는 ‘충청 대망론’은 ‘대한민국 대망론’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해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안 지사 측은 지역 기반이 있는 충청의 지지세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안 지사 측 의원들도 이날 국회에서 대연정 토론회를 갖고 안 지사를 지원했다. 백재현, 김종민, 정재호, 조승래 등 ‘안희정계 4인방’은 이날 ‘국가 대개혁, 독일처럼 연정협치 성공하자’란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한편 이날 시작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선거인단 모집은 신청자들이 대거 몰리면서 한때 홈페이지가 먹통이 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몰리면서 콜센터에 200명의 접수원을 배치했지만 접수 업무가 한동안 지체됐다”며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당 안팎에서는 선거인단이 150만 명을 돌파할지가 이번 경선의 첫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2년 민주당 선거인단이 100만 명 정도였던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100만∼120만 명이 모집되면 지난번과 비슷한 구도이고, 150만 명을 넘어서면 전통적인 지지층이 아닌 새로운 유권자가 선거인단에 많이 유입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게 민주당의 시각이다. 중도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150만 명 이상 몰리면 일반 유권자들이 대거 참여한다는 의미”라며 “이렇게 되면 중도·보수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어 안 지사가 해볼 만한 싸움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유근형 기자
#문재인#안희정#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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