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방’중 살아남은 이는 최태복-김기남 둘뿐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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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집권 6년]뜨고 지고… 김정은의 사람들
장성택-이영호-우동측 숙청… 김영춘-김정각 2선 물러나
김원홍 보위상 ‘파워 엘리트’ 두각… 최룡해 상무위원도 권좌 ‘한 축’

 
북한의 실권자는 김정은이다. 유일 영도체계를 강조하는 북한에서도 김정은 시대에는 1인자를 중심으로 한 권력 결집 현상이 더욱 강화됐다. 최측근이라는 분류가 필요 없을 정도다.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지난해 12월 27일 통일부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북한은 김정은이라는 신(神)을 중심으로 정책 집행부서는 종적(縱的)으로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을 제외한 인물은 누구든, 언제라도 용도 폐기될 수 있고 실제로 그랬다. 2013년 12월 양봉음위(陽奉陰違·보는 앞에서는 순종하는 체하고 속으로는 딴마음을 먹음) 혐의로 처형된 그의 고모부 장성택이 대표적이다. 장성택이 부장으로 있던 노동당 행정부는 해체됐고 하급 직원까지 모조리 수용소로 보내졌다.

 2011년 12월 28일 김정일 장례식에서 장의차를 호위하며 김정은 시대를 함께할 것으로 예상됐던 ‘7인’ 가운데 현직에 남은 사람은 최태복 최고인민회의 의장과 김기남 당 비서밖에 없다. 두 사람은 실권이 없고 고분고분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는 평가가 많다. 7인 중에 권력이 집중됐던 장성택과 이영호 군 총참모장, 우동측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은 숙청됐고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2선으로 물러났다.

 그럼에도 김정은의 측근이라고 부를 만한 인물들은 있다. 먼저 노동당 1당 독재 구조인 북한에서 최고 의사결정기구 중 하나인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들(5명)이다. 상무위원은 김정은 김영남 황병서 박봉주 최룡해로 구성돼 있다. 이들도 각자 흠결이 있는데 김영남은 고령(89세)인 데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라는 명목상 국가원수에 불과하다. 황병서는 군 총정치국장이지만 김정은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입냄새가 나지 않도록 손으로 가리고 보고해야 할 만큼 위상이 허약하다.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은 혁명화 교육을 한 번 이상 당한 ‘전력’이 있다. 생명을 위협받는 숙청은 아니지만 나락으로 떨어졌던 기억을 갖고 있는 것이다.

 다른 최고 기구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가 있다. 위원은 김정은 황병서 박봉주 박영식 이명수 김영철 이만건 김원홍 최부일 김경옥 이영길 서홍찬 등 12명이다. 가장 주목되는 인물은 김정은 집권 이후 5년 동안 권좌에서 흔들림이 없는 김원홍 국가안전보위상이다.

 김원홍은 2011년 김정일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에 이름을 올렸고 2012년 국가안전보위부장에 올랐다. 보위부는 정보기관으로 김정은 정권 안위를 책임지며 방첩 활동을 겸한다. 지난해 부(部)에서 성(省)으로 승격되면서 책임자도 부장이 아닌 상(相)으로 부르는 게 맞지만 우리 정부는 최종 확인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직 부장으로 분류하고 있다.

 하지만 김원홍의 앞날이 장밋빛으로 보장된 것은 아니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016년도 정세 평가와 2017년도 전망’에서 “김정은 체제를 지탱해 온 김원홍과 최룡해 등 핵심 측근들이 토사구팽 돼 ‘제2의 장성택’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태 전 공사 망명과 해외 식당 종업원의 집단 탈북을 막지 못한 책임이 있는 데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는 이유로 당 조직지도부의 검열을 받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김정은#최태복#김기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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