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라는 ‘가장 아픈 고리’… 최순실 입 열릴까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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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라 덴마크서 체포]국내 압송땐 특검수사 새 국면
최순실, 딸 얘기만 나오면 눈물 흘려… 특검 ‘정유라의 입’에도 주목
지인들 “폭탄발언 쏟아내는 스타일”

독일과 덴마크를 오가며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정유라 씨가 1일 오후 8시 10분(현지시간) 경 덴마크 북부 올보르 시 외곽의 단독 주택에서 현지 경찰에게 체포됐다. 체포 당시 정 씨는 아들과 가사도우미, 마필관리사 등 4명과 함께 은신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JTBC TV 화면 캡처
독일과 덴마크를 오가며 도피 행각을 벌인 것으로 알려진 정유라 씨가 1일 오후 8시 10분(현지시간) 경 덴마크 북부 올보르 시 외곽의 단독 주택에서 현지 경찰에게 체포됐다. 체포 당시 정 씨는 아들과 가사도우미, 마필관리사 등 4명과 함께 은신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JTBC TV 화면 캡처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딸 정유라 씨(21)가 덴마크에서 체포되면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에 새로운 동력이 생겼다. 정 씨의 국내 압송까지 거쳐야 할 관문이 남아 있지만 특검 안팎에서는 정 씨의 체포가 최 씨의 입을 열고 국정 농단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검이 체포영장 청구 당시 적용한 정 씨의 혐의는 이화여대 입학 비리 및 학사 부정과 관련한 업무방해 혐의다. 체육특기자로 입학한 과정, 독일에 체류해 시험도 치르지 않은 정 씨가 무난히 학점을 받을 수 있었던 경위가 모두 수사 대상이다.

 특검 관계자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별도의 범죄를 인지해 수사 중이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도 나오지 않은 범죄여서 혐의 구성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정 씨가 독일 현지에 부동산을 구입하면서 부정한 방법으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거나 최 씨가 세운 법인 비덱스포츠의 회삿돈을 빼돌리는 데 공모한 의혹 등을 수사할 가능성이 있다.

 정 씨는 특검 입장에서 대부분의 혐의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는 최순실 씨의 태도를 바꿀 ‘압박 카드’의 의미가 있다. 최 씨 모녀의 변호인과 검찰 관계자 등은 “최 씨가 딸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한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 당시 정 씨의 신병 확보가 화두가 되자, 최 씨는 자신의 변호인에게 “검찰에 어디까지 협조하면 되느냐. 내가 어떻게 진술해야 되느냐”고 상의한 적도 있다고 한다.

 특검에서 정 씨가 어떤 진술을 할지도 관심사다. 정 씨의 지인들은 “정 씨가 다혈질이라 심사가 꼬이면 앞뒤 안 재고 ‘폭탄발언’을 쏟아내는 스타일”이라고 평한다. 정 씨가 지금까지 드러나지 않은 최 씨와 박근혜 대통령의 내밀한 관계나 최 씨와 가까운 고위 공직자, 정치인들의 이름을 진술할 경우 특검 수사의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허동준 기자
#최순실#정유라#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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