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풍계리 움직임 활발… 추가 핵실험 시기 저울질”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4일 03시 00분


코멘트

국정원, 국회정보위 보고
“김정은 ‘청와대를 불바다로’ 위협… 일단 트럼프 대북정책 지켜볼듯”
태영호 “北, 핵보유국 지위 노려… 한국 차기정부 대북접근 기대도”

 
망명후 처음 모습 드러낸 태영호 前공사 8월 입국한 ‘탈북 외교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망명후 처음 모습 드러낸 태영호 前공사 8월 입국한 ‘탈북 외교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23일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북한이 핵실험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를 통한 추가 도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국가정보원이 23일 밝혔다.

 국정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 비공개 보고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 동절기임에도 불구하고 인원·차량활동이 활발하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또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12월 중순 지상사출시험이 실시됐고 SLBM을 쏠 수 있는 신포급(2000t) 잠수함의 기동훈련도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김정은이 (12월 초) 침투부대인 특수작전부대를 방문했을 때는 ‘청와대를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국정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구체화될 때까지 북한은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민간 차원의 ‘트랙 투’ 대화를 통해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정보위원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파키스탄과 인도식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게 김정은의 방침”이라며 “인정받은 뒤 국제적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 그 시기를 한국 대선과 미 정부 출범기인 2017년 말∼2018년 초가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정보위원들이 전했다.

 또 태 전 공사는 “북한은 차기 한국 정부가 박근혜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으로 대북 접근에 나서고 대북제재 무용론도 확산될 가능성을 기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정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신규 대북제재(2321호)와 관련해 “제재가 성실히 이행될 경우 북한의 연간 외화 수입이 8억6000만 달러, 국내총생산(GDP)이 3.7%가량 감소될 것”이라며 “이 같은 감소세가 3, 4년 지속되면 심각한 경제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병호 국정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장 사찰 의혹 문건과 관련해 “불법 사찰이나 동향 파악은 하지 않고 있다. 특이한 여론의 경우 공개적인 여론에 국한해 수집한다”고 말했다. 또 국정 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해외 거주)에 대해 “정 씨는 민간인 신분이어서 국정원 직무상 동향에 대해 알아보지 않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풍계리#김정은#핵실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