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최순실은 키친 캐비닛’·‘연좌제’ 답변, 소가 웃을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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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9일 10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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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범계 의원/동아일보DB
사진=박범계 의원/동아일보DB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박근혜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이 16일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답변서에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60·구속 기소)의 관계를 ‘키친 캐비닛’(Kitchen Cabinet·비공식 자문위원)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한국에서는 전혀 쓰지 않는 용어를 원용한 걸 보면서 그 깊이가 깊지 않고, 고민한 흔적이 별로 없다”고 혹평했다.

판사 출신으로 국회 탄핵소추위원을 맡고 있는 박범계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답변서 내용은 26페이지지만, 그리 충실하지 못한 것 같다”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이 언급한 ‘키친 캐비닛’은 부엌이라는 뜻의 ‘키친’과 내각을 의미하는 ‘캐비닛’을 합친 말로, 미국에서 대통령이 격의 없이 조언을 듣고 의지하는 비공식 자문위원들을 가리킨다.

박 의원은 박 대통령 측의 답변서 내용에 대해 “최순실과 안종범, 정호성 등 보좌진에게 책임을 미룬 것이 특징”이라면서 “정호성의 녹음파일이라든지 안종범의 업무수첩과 같은 중요한 증거가 아직 대통령 측 소송대리인에게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그러다 보니까 천편일률적으로 부인과 모르쇠로 일관한 의미 없는 26페이지짜리 답변서가 됐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탄핵 사유로 지목한 게 ‘연좌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이거야말로 진짜 뭐 소가 웃을 얘기”라면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 관계가 연좌제가 적용되는 가족관계로 얘기한 걸 보면 그것이 진실로 느껴질 정도로 어찌 보면 코미디 같고, 한편으로는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한 장면이기도 하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박 대통령이 세월호 7시간에 충분한 지시와 지휘를 내렸다는 주장이 담긴 것과 관련해선 “(박 대통령이) 근무를 정상적으로 했다면서 인용한 것이 5시 15분에 구조본에 가서 지시를 했다는 건데, 이미 5시 15분은 늦어도 한참 늦은 시각”이라면서 “이러한 것들을 답변서에 담고 있는 걸로 봐선 변호사들의 수준과 어떤 정보파악능력, 또 언어의 배열 능력이 상당히 좀 심각하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고 비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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