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친박은 대통령의 노예들”…與비주류 신당 창당 속도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3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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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면서 새누리당의 이합집산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는 모양새다.

김 전 대표는 동아일보가 13일자로 보도한 신당 창당 작업 착수 기사와 관련해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나라 경제와 안보 위기를 걱정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믿고 의지할 새로운 보수정당의 탄생이 지금 절실한 시점"이라며 "대한민국 현대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한미동맹과 시장경제 가치를 지키면서도 헌법적 가치를 생명처럼 여기며 잘못할 때에 책임지고 스스로를 개혁하는 진짜 보수 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이어 "지금 새누리당으로는 좌파의 집권을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친박들이 장악하고 있는 현재의 새누리당은 그 어떤 변신을 하더라도 국민이 그 진정성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 가짜 보수를 걷어내고 신보수와 중도가 손을 잡고 국가 재건에 나서야 한다"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도 좌파집권을 막고 합리적인 국가개혁 세력의 집권을 위한 주춧돌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또 그런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유승민 의원에게도 공개적 자리에서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탈당과 신당 창당 작업에는 유 의원의 동참도 중요하지만 유 의원은 아직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유 의원은 "당 안에서 당 개혁을 위해 끝까지 투쟁하고 탈당은 늘 마지막카드라고 생각한다"며 "탈당 이야기는 지금 꺼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자신의 출당을 언급한 친박계를 향해서는 "대통령이 국민을 배신하고 당을 배신하고 도리를 지키지 않았다"며 "그들은 대통령의 정치적 파트너가 아니라 노예들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당 창당과 관련해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김 전 대표와)전날 통화를 했다"면서 다만 김 전 대표를 포함해 정의화 전 국회의장, 손학규 전 대표 등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장은 생각은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혜훈 의원은 "김무성 대표 생각은 10년 정도 같이 당을 해봤는데, 이 사람들이 일단 말이 통하는 사람들이 아니고,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싸우는 거 자체를 아예 하지 않고 나가겠다는 말씀이다"라고 말했다.

김세연 의원은 "일단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둡고, 가장 춥다고 지금이 어떻게 보면 또 문제해결의 막바지에 온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해서 당내에서 문제를 풀어보는데 노력하겠다"면서도 "그 이후에 판단을 해 볼 문제"라고 여지를 남겼다.

새누리당 비주류가 주도하는 비상시국위원회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비시위는 13일 오전 회의 직후 해체하고 새로운 모임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비시위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브리핑에서 "더 많은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들과 함께 하기 위해 오늘부터 비상시국위 해체하고 발전적으로 새 모임 만들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상시국위 구성원을 넘어선 많은 의원들이 저희 뜻에 동참한다는 것을 탄핵 (가결)때 확인했다"며 말했다.

황 의원은 탈당 관련 논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가 나가면 의원 숫자가 적어도 30명 이상은 된다"고 구체적인 숫자를 밝혔다. 이는 결국 김무성 전 대표 등의 탈당이 가까워진 가운데 세 규합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비주류 탈당 관련해 '재산 문제'가 최근 자주 언급되는 부분과 관련해 '순수성'을 의심하지 말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실제 황 의원은 "새누리당 재산은 단 1원도 가질 생각이 없다"며 "우리가 원내교섭단체 구성하면 정부보조금은 의원 숫자, 원내교섭단체에 따라 배분된다"며 '돈 문제'는 핵심이 아니라고 밝혔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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