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소식에 시민들 환호 “역사적인 날”…신중론도 제기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9일 1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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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자 시민들은 "오늘은 '촛불 민심'이 승리한 역사적인 날이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수호했다"라며 환호했다. "긴 국정공백으로 경제, 사회 등 각 분야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이제는 평정심을 찾아야 한다"는 반응도 다수였다.

전문직 종사자 박정완 씨(33)는 "국민의 '광장 정치'가 엘리트 정치를 이겼다는 승전보를 얻어낸 것"이라며 "우리나라도 정치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을 떼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김호중 씨(61)는 "그 동안 국민들이 대통령을 잘못 뽑아 얼마나 고생했느냐. 매주 촛불집회에 나가느라 금요일 저녁에는 약속을 잡지 않았는데 오늘은 마음 놓고 '불금'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직원들과 함께 술을 마시기로 했다"고 했다.

국회 앞에서 탄핵 촉구집회를 벌인 시민들은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환호하며 국회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공무원 김모 씨(56)는 "자유민주주의 나라에서 리더에게는 권한에 책임과 의무가 뒤따르는 법이다. '사필귀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핵이 결정됐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자영업자 박하연 씨(33·여)는 "가결은 예상된 결과였고 이게 끝이 아님을 아니다"라며 "가결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한 재판관들이 있는 헌법재판소 심판이 남아있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학원생 이주영 씨(26·여)는 "탄핵안 가결은 하나의 전환점일 뿐 앞으로 어떻게 정치를 쇄신시킬 지가 더 중요한 문제"라며 "모처럼 살아난 주권자들의 감시 태세가 탄핵 가결과 동시에 사그라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사태로 국정이 마비되고 경제 침체를 피부로 느꼈던 시민들은 "하루 빨리 생활이 정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회사원 박찬일 씨(55)는 "대한민국이 죽은 사회가 아니며, 민의가 통하는 사회라는 데서 희망을 보았다. 그러니 이제는 우리 모두 다시 무너진 국가를 일으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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