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박근혜 공부모임’도 최순실이 관리→ 최순실 2선 물러선 뒤엔 안종범이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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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정국]최순실, 참가자에 돈봉투 챙겨줘… 강남에 사무실 두고 수년간 계속
2007년 한나라 경선前 모임 확대… ‘최순실 모른다’는 안종범 신빙성 의문

 박근혜 정부의 정책 브레인 역할을 담당한 ‘박근혜 공부모임’의 초기 운영 관리를 최순실 씨(60·구속 기소)가 주도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24일 박근혜 공부모임에 참가했던 정치권 인사와 학자들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2003년경부터 서울 강남구 사무실 등지에서 공부모임을 진행했다. 모임 장소는 박 대통령이 이사장을 맡았던 강남구 신사동 한국문화재단 사무실로 추정된다. 이 사무실에는 최 씨와 그의 전남편 정윤회 씨의 별도 공간이 있었다. 공부모임 참가자들은 두 사람을 각각 최 실장, 정 실장으로 불렀다. ‘문고리 3인방’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안봉근 전 국정홍보비서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47·구속 기소)과 고 이춘상 보좌관은 공동 공간에 책상을 두고 업무를 봤다.

 한 공부모임 참가자는 “최 씨가 거마비 명목으로 봉투에 현금을 넣어 일일이 챙겨주고 ‘수고했다’고 인사하는 등 공부모임 살림을 맡았다”고 증언했다. 당시 봉투에는 10만 원 안팎의 거마비가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해 계속된 공부모임에 최 씨는 상당한 금액을 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후 협소한 인재풀을 극복하기 위해 공부모임을 만들려고 애썼다. 초기에는 이재만 전 비서관을 통해 동료 의원 등이 추천한 각 분야 전문가를 초청해 의견을 들었다. 박 대통령의 1998년 선거를 도왔던 최외출 영남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앞두고 공부모임은 더욱 활성화됐다. 최 교수와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7·구속 기소) 등 경제 전문가 5명이 주도해 ‘5인 공부모임’으로 불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2선으로 물러난 최 씨 부부를 대신해 주로 이 전 비서관을 대동하고 참석했다. 이때부터는 안 전 수석이 공부모임 운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소도 서울 강남 일대 호텔로 바뀌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안 전 수석이 최 씨처럼 봉투에 현금을 넣어 일부 참가자에게 줬다. 액수도 전보다 훨씬 많아졌다”며 “안 전 수석이 최 씨에 이어 공부모임을 챙긴 정황을 고려하면 그가 검찰에서 ‘최 씨를 모른다’고 진술했다는 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공부모임에 참가했던 정치인과 학자들은 문고리 3인방과 최 씨 부부의 위세에 대해서도 목격담을 증언했다. 한 참가자는 “그들이 박 대통령 옆에 딱 버티고 있어 의견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다른 참가자도 “박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면 바로 공부모임에서 쫓겨났다. 결국 충성심 강한 안 전 수석만 남아 모임을 주도했다”고 전했다.

박훈상 tigermask@donga.com·김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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