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이정현 사퇴 안하면 내주 탈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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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내분 치닫는 새누리
남경필, 朴대통령 2선 후퇴도 요구… 김용태 등 비주류 동반탈당 움직임
친박 박명재 사무총장 전격 사퇴… 김무성 “최순실, 공천 개입 가능성”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앞줄 오른쪽)가 18일 국회 새누리당 당 대표실 앞에서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농성 중인 원외 당협위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com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앞줄 오른쪽)가 18일 국회 새누리당 당 대표실 앞에서 이정현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며 단식농성 중인 원외 당협위원장과 면담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com
새누리당 비주류 측의 선도 탈당이 다음 주부터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8일 이정현 대표의 사퇴 거부를 문제 삼으며 다음 주 탈당을 시사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 중에서 처음으로 이날 박명재 사무총장이 사퇴했지만 이 대표는 여전히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남 지사는 이날 “친박 지도부의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2선 후퇴가 이뤄지지 않으면 다음 주 중반쯤 (탈당을) 결심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 외에도 일부 비주류 의원이 탈당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태 의원 등도 다음 주 중 전격 탈당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변수는 김무성 전 대표의 탈당 여부다. 김 전 대표가 결단할 경우 비주류의 탈당 러시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전 대표는 아직 탈당보다는 당을 쇄신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주류는 이날도 친박계를 향한 압박을 계속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최순실이 영향을 미쳐 당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을 전부 찾아내 퇴출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12년 19대, 2016년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최 씨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도 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지는 않았지만 당시 서울 송파을에 청와대와 친박 측이 박근혜 대통령 변호사로 선임된 유영하 예비후보 공천을 무리하게 강행하려 했던 점 등을 염두에 둔 걸로 보인다. 이 대표는 “말로만 할 게 아니라 그런 인물이 있으면 빨리 검찰에 고발하라”고 비판했다.

 유승민 의원도 이날 기자들을 만나 “박 대통령이 버티면 탄핵하면 되지만 당 대표는 탄핵할 방법도 없다. (비주류의) 목소리가 갈라지면 아무것도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 측은 20일 비상시국위원회 전체회의를 연다.

 친박 지도부는 여전히 내년 1월 21일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고수하고 있다. 다만 박 총장의 사퇴로 친박계의 단일 대오가 깨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 총장은 이날 오전 사퇴문에서 “당 사무처 비상총회에서 이정현 대표 및 현 지도부 사퇴와 비상시국위원회 해체를 촉구하는 결의가 있었다”며 “사무처 당직자들의 충정을 무겁게 받아들여 사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앞서 정진석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복귀를 촉구하며 정 원내대표와 언쟁을 벌일 정도로 이 대표의 대표적인 우군(友軍)이었다. 이 대표는 ‘지도부 사퇴 도미노’를 막기 위해 주말 동안 박 총장을 설득하겠다고 밝혔지만 박 총장이 사퇴를 번복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금까지 당직을 사퇴한 인사는 강석호 최고위원과 나경원 인재영입위원장,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 오신환 홍보본부장 등 모두 비주류다.

 사무처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 이 대표와의 면담에서 “하루가 시급하다. 오죽하면 사무처 선배에게 이러겠느냐”며 “용단을 내려 달라”고 사퇴를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금 물러나면 더 혼란스러운 지경에 빠진다”며 거부했다.

강경석 coolup@donga.com·송찬욱 기자
#남경필#최순실#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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